여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거론한 데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무슨 국정운영을 록밴드의 기타리스트가 애드리브 치듯이 하느냐”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은) 부동산대책 실패 책임을 피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내놓은 얘기일 뿐이다. 어떤 공식 단위에서 공식적인 조사와 연구를 거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건 마치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크 같은 것”이라며 “급락하는 지지율을 떠받치기 위한 응급조치다. 수도권 집값 잡는 데 정말 행정수도 이전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면 집권 초부터 수미일관하게 추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정부에서 자신 있는 것은 집값 안정이라고 자랑하지 않았던가. 그동안은 뭐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당정청이 짜기라도 한 듯이 일제히 수도 이전을 떠들어대나”라며 “하여튼 이 나라는 대통령 지지율 관리를 위해 수도 이전을 하는 나라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민주당 사람들, 새로 프레임 까는 중이다. 오징어 먹물에게 넘어가지 말라. 그냥 혼자 떠들게 내버려두라”면서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으로 옮기는 것도 못한 주제에”라고 꼬집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 아울러 더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말한 이후 공론화됐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은 여야 합의와 입법으로도 가능하다”며 국회 행정수도완성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하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다시 받아보자는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통합당은 “부동산 문제로 쏠리는 비판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