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 세리머니’ 앞둔 클롭 “제발 집에서 축하 좀”

입력 2020-07-22 15:46 수정 2020-07-23 01:2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팬들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길거리에 나와 축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30년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53) 감독이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릴 우승컵 세리머니를 앞두고 팬들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이 집밖에서 한데 모여 환호했던 예가 있어 질병 전파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다.

영굴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22일(현지시간) 예정된 첼시와의 EPL 37라운드 홈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그 누구도 위험에 처해선 안된다”면서 “지난 30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적절한 때에 즐길 자격 있는 모두가 파티를 할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2부 챔피언십의 리즈 유나이티드가 16년만의 1부 승격을 확정지은 뒤 현지 팬들 사이에서 대규모 집회나 마찬가지인 축하 행렬이 모였던 사건과 관련한 언급이었다. 다만 리버풀 팬들 역시 지난달 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나서 밤중에 군중이 모여 축하를 벌였던 적이 있다. 이에 리버풀 경찰과 의회 역시 난색을 드러냈다.

클롭 감독은 리즈 팬들의 사건 뒤 리버풀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완전한 잘못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잘못된 건 잘못된 것이다. (리즈의 사례는) 옳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 하나가 벌어졌다고 해서 또다른 잘못이 용인될 수는 없다. ‘쟤네가 했으니까 우리도 할 거야’라는 식이 되어선 안 된다”라고 못박았다.

이번 세리머니에는 리버풀의 전설적 선수이자 감독인 케니 달글리시 경이 함께할 예정이다. 그러나 더타임스에 따르면 리버풀 지역 의회는 첼시와의 경기에서 열릴 우승컵 세리머니의 선수들 가족의 참석을 가로막았다. 정부가 정한 300명의 참여인원 제한을 500명까지 일시적으로 늘려달라는 요청도 있었으나 이 역시 거부당했다.

클롭 감독은 적절한 때에 리버풀 시내에서 우승 퍼레이드를 할 것이라 팬들에게 약속하며 “기회가 오는대로 (퍼레이드를) 하겠다. 하지만 모두가 올바르게 행동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버풀의 우승은) 축구사에서 가장 대단한 이야기 중 하나일 것이다. 매우 특별한 일”이라면서도 “집에 머물며 가족과 함께 축하해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