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부 차아파스주의 한 시장에서 3주일 전에 유괴당해 사라진 3세 남아를 찾기 위해 수사를 벌인 경찰이 23명의 유아와 어린이들을 유괴해 착취하고 있는 집을 발견했다.
AP통신은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검찰이 최근 경찰 기습으로 아동 집단 유괴범의 거처를 발견했다고 22일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아이들은 대부분 2~15세까지 나이였지만 그중 3개월에서 20개월의 영아도 3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모두 장터나 길거리에서 자잘한 장신구나 수공예품 등을 파는데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을 납치한 범인은 여성 3명이었다.
이 아이들이 발견된 산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는 식민지풍의 관광도시로 유명하며, 그림 같은 풍경에 원주민 인구비율이 높아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길이 좁은 도로변에서 어린아이들이 조각품이나 수 놓은 보자기 같은 것을 판매하는 광경은 일반적이었으나 실상은 앵벌이를 시키고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아이들은 강제로 납치당해 끔찍한 환경 속에서 장사를 강요당하고 있었다.
산 크리스토발의 공영시장에서 지난달 30일 사라진 30개월 아기 딜란 에소 고메스 페레스를 찾기 위해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검찰이 공개한 수색 동영상에 따르면 어린아이들 대부분 시멘트 바닥에 종이상자나 담요를 펼쳐놓은 듯한 곳에서 자고 있었다. 이 사건에 가담한 3명의 여성은 인신매매와 유아 노동 혐의로 체포됐으며, 아이들은 복지기관에 인도됐다. 일부 아기들은 얼굴에 멍이 든 채 구조팀이 나눠준 도시락을 먹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인근 CCTV를 조사한 결과 13살가량의 여자아이가 아이의 손을 잡고 끌고 가는 모습도 발견됐다. 납치당한 아이가 다른 유아를 납치, 유괴하는데에도 이용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아이들은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하고 영양실조와 열악한 환경에서 지냈다고 밝혔다. 호르헤 야벤 검사는 “아이들 말에 따르면 아이들은 물건을 팔러 나갈 때 강제로 최소한의 금액을 벌어오도록 강요당했다”며 “벌어온 돈이 없으면 먹을 것을 주지 않고 집안에서 재워주지도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