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맞이하게 된 투수 김광현(32)이 소감을 내놨다. 역할에 상관없이 팀 승리에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다.
카디널스의 연고지인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라디오방송 KMOX는 21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김광현을 이름 머리글자를 따 ‘KK(야구에서 삼진을 뜻하는 K를 의미)’라고 부르며 영상 인터뷰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김광현은 이 인터뷰에서 “팀의 발표를 존중한다”면서 “팀에 기여하는 것과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지역 일간 세인트루이스포스트디스패치에 따르면 앞서 마이크 실트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상에서 돌아온 팀의 우완 기대주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8)를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시키는 대신 김광현을 마무리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스는 MLB 올스타 2회 수상 경력의 우완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원래 강속구 투수 조던 힉스(23)에게 마무리투수를 맡길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불참해 계획이 틀어졌다.
실트 감독은 “본래 마르티네즈에게 마무리를 맡기려 했지만 결국 마지막 5선발 자리를 주기로 했다”면서 “그가 노력해서 얻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광현은 경험이 많은 선수고 스스로 마무리도 맡을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내며 의욕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김광현이 국내 포스트시즌과 국가대표 경기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광현은 KMOX와의 인터뷰에서 통역을 통해 “많은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 새로운 역할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단 1이닝이기 때문에 모든 투구가 중요하다. 자신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발을 맡았을 땐 등판 전날 고기를 먹지 않거나 경기 1시간 전 달리기 훈련을 하는 등 나름의 준비 방법이 있었지만 불펜에서 등판한다면 그런 걸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김광현은 22일 열리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연습경기에 마무리로 등판할 전망이다. 실트 감독은 이 자리에서 김광현에게 팀의 첫 경기부터 마무리를 맡길 것이라 말했다. 이 매체는 김광현이 역할에 상관없이 MLB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겨울에 이적해왔다고 소개하며 지난 4개월간 가족들과 떨어져 세인트루이스에 격리를 거쳤으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해왔다고 보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