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기를”…트럼프, ‘소녀 공급책’ 엡스타인 전 여친 두둔 논란

입력 2020-07-22 10:43
미국 억만장자이며 미성년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앱스타인(오른쪽)과 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왼쪽).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 대상의 성범죄를 공모한 커플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성범죄자이며 미국 억만장자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그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그의 전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58)에 대해 “그녀가 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 도중 기자가 맥스웰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여러 해에 걸쳐, 특히 내가 (플로리다) 팜비치에 살 때 그녀를 많이 만났다”며 “그들(엡스타인과 맥스웰)은 팜비치에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서는 “그 상황에 대해 모른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떻든 간에 그녀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맥스웰은 1994~97년 엡스타인인의 성범죄를 공모한 혐의로 지난 2일 체포돼 뉴욕의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구금됐다.

그는 엡스타인을 위해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한 것을 포함해 성범죄 공모와 위증 등 6개 혐의로 뉴욕 남부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앞서 엡스타인은 지난해 7월 체포돼 기소됐지만 한 달 뒤 수감 중이던 교도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1991년 6월 5일 앱섬 경주장에 도착한 영국 사교계 인사인 길레인 맥스웰. AP연합뉴스

맥스웰이 영국 사교계의 유명인사인 까닭에 영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주목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맥스웰 사건에 ‘충격적으로 개입했다’고 평가했다. 맥스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려된다며 지난 10일 보석을 신청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