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봉 ‘반 죽여놓겠다’ 협박 후 폭행”… 김도환 폭로

입력 2020-07-22 09:05
YTN 보도화면 캡처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양심고백’을 한 김도환 선수가 김규봉 감독의 폭행 실상에 대해 추가 폭로했다.

22일 YTN이 입수한 육성 파일에 따르면 김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 김 감독의 폭행이 처음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본인도 폭행 피해자였다는 것이다. 김 선수는 “야구방망이로 맞으면 엉덩이가 시뻘게지고 멍이랑 피멍이 진득해진다. 엉덩이 시뻘게진 거 아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탈의실에서 개 맞듯이 맞았다. 빗자루로도 맞고. 감독님 제자 중 내가 제일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무지막지한 폭행 전, 김규봉 감독은 늘 부모에게 먼저 전화해 ‘반 죽여놓겠다’는 협박성 경고를 했다고 한다. 김 선수의 어머니는 “네(김 선수)가 맞고 엉덩이 시퍼렇게 해서 들어오는 적도 몇 번 있었는데, 안 팼다고 한다고? 진짜 그 사람 귀 막고, 눈 막고, 입 막고, 양심 막고 다 막았나 보다”라고 회상했다.

워낙 장기간 습관처럼 맞다 보니 언제, 왜 맞았는지, 특정하기도 어렵다. 몇몇 폭행 순간을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다. 김 선수는 “업 힐(오르막)을 타고 다운 힐(내리막)을 내려오는데 그때 비가 좀 내려서 내가 뒷사람들 생각 안 하고 막 빠르게 내려왔다. 감독님이 무전 쳐서 멈춰라, 멈춰라, 그래서 잠시 갓길에 세웠더니 ‘죽을 뻔했다. 죽고 싶냐’며 발로 찼다”고 회상했다.


김 선수는 김규봉 감독이 손찌검을 요구하거나 방조한 것도 한두 차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2017년 최숙현 선수가 운동을 그만둔다고 했다가 운동처방사에게 뺨을 맞았는데, 그때 김 감독이 선배들도 때리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김 선수는 “한 번은 숙현이가 ‘운동하기 싫다’고 일주일 정도 도망갔다가 돌아왔다. ‘짝짝’하는 맞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서 갑자기 감독님이 부르시더니 ‘너희가 선배니까 너희들이 맞으라’고 해서 저희도 한 한 시간 동안 뺨을 수십 대 맞았다”고 토로했다.

김 선수는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이날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수년간 이어졌던 폭행을 적나라하게 증언하고, 최숙현 선수의 부모와 동료들 앞에서 사죄할 것으로 보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