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톤으로 코로나 대확산 ‘인정’
“마스크는 애국” 강조…마스크 직접 꺼내보이기도
‘중국 바이러스’ 공격하면서도 중국과 협력 의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불행하게도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중국이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경우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 말 이후 중단했던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을 약 3개월 만에 재개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의 (코로나19) 대확산을 인정하면서 침울하게 톤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아마도, 불행하게도,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말하기 싫어하는 것이지만 상황이 그렇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중국 과학자들이 가장 먼저 백신을 개발할 경우 중국과도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좋은 결과를 내는 누구와도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부르면서 중국에 대한 비판은 이어갔다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에 대해서도 확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마스크 착용은 애국”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거듭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으로 거리두기를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마스크를 쓸 것을 모두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당신이 (누군가와) 가까이 함께 있다면, 나는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마스크 쓰는 것이 익숙해졌다”면서 “그 이유는 내가 애국심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마스크)은 도움이 된다”고 반복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마스크)을 갖고 다닌다”면서 주머니에서 짙은 감청색 마스크를 꺼내 보이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하면서 1052명이 숨졌던 지난 6월 2일 이후 하루 동안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날로 기록됐다고 WP는 지적했다.
이날 브리핑은 약 26분여간 진행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 혼자 브리핑을 이어갔다.
지난 3∼4월 브리핑 당시 1시간을 자주 넘겼던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나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보이지 않았다.
AP통신은 “백악관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시작되는 첫 브리핑에선 파우치와 벅스를 포함한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무대를 공유할 계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