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에 이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선명성 경쟁’에 가세했다. 이 지사와 김 전 의원이 각종 현안에 대해 자기 메시지를 내놓자 이 의원도 당 지도부에 쓴 소리를 하는 등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8·29 민주당 전당대회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권 주자들의 선명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의 의견수렴에 대해 “그런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었다”며 “제가 제안을 드리고 건의를 드렸는데 반응이 며칠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책에 있지 않는 사람으로서 지도부보다 먼저 나서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도 “지도부에 늘 이게 필요할 것 같다는 건의를 드렸었는데 조금씩 시간이 걸리곤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의원은 전날에도 최근 현안에 대한 당의 대처를 두고 “좀 굼뜨고 둔감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당대표) 후보이기에 좀 더 자유롭게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낼 것을 예고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태세 전환은 안정감을 바탕으로 한 ‘이낙연 대세론’과 이 지사의 ‘선명성’이 맞붙게 된 차기 대선 주자 구도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가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자마자 ‘그린벨트 해제 반대’ 등을 외치며 차기 주자로서 주목을 받자 이 의원도 자신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이 지사가 민주당의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 공천 문제에 대해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지금부터 논란을 당내에서 벌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몇 개월 끄집어 당겨서 미리 싸움부터 하는 것이 왜 필요할까”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날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만나 영남권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 의원은 영남권 최대 현안인 신공항 문제에 대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노력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이 통합신공항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이다. 현재 신공항 문제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놓고 지역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