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떠난다” 전한길 이적에 난리 난 공시생들

입력 2020-07-21 18:12
전한길 강사. 강의 영상 캡처

학생들을 향한 애정어린 쓴소리로 유명세를 탄 한국사 과목계 ‘스타강사’ 전한길씨가 ST유니타스(공단기)를 떠나 메가스터디공무원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수험생들은 환급 문의를 쏟아내는 등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

전 강사는 20일 자신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려 “오늘부로 ST를 떠난다. 그리고 메가(스터디)에서 강의를 이어나가게 됐다”며 “2012년부터 8년 동안 저와 함께 해주신 ST 관계자 모든 분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알렸다.

이어 “수험생들께는 9월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이렇게 급하게 알리게 돼 죄송하다”며 “기존에 탑재된 상의를 수강하는 분들에게 ST에서 전한길 교재와 강의 서비스 마무리를 끝까지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전 공지 없이 이같은 글이 올라오자 전 강사의 수업을 듣고 있던 수험생들은 당혹감을 드러내는 수백개의 댓글을 쏟아냈다. 환급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부터 “선생님 너무 하신다” “돈 때문에 수험생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마시라”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또 “ST랑 갈등이 있었던 것이냐”는 추측성 글들도 등장했다.

전 강사 측은 “갑작스러운 이적의 이유가 돈이라며 악의적인 글을 올리는 분들이 계시는데 절대로 그런 게 아니다”라며 “ST가 신뢰를 깨뜨리는 여러 중대한 계약 해지 사항들이 있었기 때문에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에게 떳떳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양심과 수험생들에게 말해온 ‘인생 십계명’ ‘인생 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대로 결정한 것”이라며 “2021 교재 인쇄 직전에, 그리고 강의 개강을 하루 앞두고,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결정되면서 이렇게 급하게 공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단기 홈페이지 캡처

수험생들의 계속된 반발에 ST 측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리고 “전 강사의 강의를 앞으로 6년간 서비스할 것”이라며 “공단기와 전 강사는 2026년까지 수험생들의 합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 강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스타강사’ ‘1타 강사’ 등으로 불리며 사랑받아왔다. 2018년에는 서울시 지방공무원 7급 필기시험에서 ‘극악 난이도’로 손꼽힌 지엽적인 내용의 문제를 비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이건 가르치는 강사나 대학교수가 풀어도 맞힐 수 없는 문제”라며 “시험 문제 하나에 사람의 운명이 달려있는데 (출제자가) 알고 있느냐. 신중하게 출제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