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병에 물 담아 확인”… 학교 급식실도 유충 비상

입력 2020-07-21 18:07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학교 급식실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유충 발견 사례가 다수 보고된 경기 지역에서는 철저한 위생 관리에 힘쓰고 있다. 경기 화성의 A초등학교 영양교사 B씨는 지난 15일쯤 인근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매일 아침 급식실 수돗물부터 확인한다고 21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재료를 닦고 다듬는 전처리실, 조리실, 세척실 총 3곳의 수돗물을 각각 2리터짜리 패트병에 가득 채워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본 뒤에야 학생들의 식사 준비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물 받은 패트병을 매일 사진 촬영해 기록해 둔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20일 기준 화성시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12건이었고, 경기도 전체로는 94건에 달했다.

인근의 또 다른 초등학교 영양사 C씨 역시 “큰 통에 물을 가득 받아 놓고 이물질이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야채는 날 것으로 주는 대신 가급적 데치는 등 가열해 제공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수돗물 유충' 관련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위생 안전 관리방안 안내 공문. 경기도교육청 제공

아직 경기지역 학교 급식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지만, 완전히 안전하다는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학부모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각 학교로 공문을 보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급식실 위생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전처리 및 조리 전 수돗물에 특이점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유충 발견 시 관할교육청과 지역상수도사업소에 보고하라고 안내했다. 또 식단을 짤 때 생채소는 지양하고 가열 조리된 음식 위주로 제공하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