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만에 끝난 김규봉 구속심사…“최숙현에 할 말” 묻자 ‘침묵’

입력 2020-07-21 16:44 수정 2020-07-21 17:19
고 최숙현 선수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대구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내 가혹행위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42) 감독의 구속심사가 40분 만에 종료됐다.

대구지법 채정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3시부터 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김 감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심사는 40분 만인 오후 3시40분쯤 끝났다.

김 감독은 심사가 마무리된 뒤 법원을 나오면서 “피해자와 가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 “내일 열릴 청문회에 참석할 것이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검은색 계열의 상의를 입고 예정된 실질심사 시각(오후 2시30분) 보다 20분가량 이른 오후 2시10분쯤 법원에 나타났던 김 감독은 이때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법정동에 있는 변호인 접견실에 잠시 들른 뒤 곧장 실질 심사 법정으로 갔다.

법원은 범죄 혐의 소명 여부와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판단해 이르면 이날 오후에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최 선수를 비롯해 전·현직 선수들을 때리고 폭언을 퍼붓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해외 전지훈련 당시 선수들에게 항공료 명목으로 1인당 200만~300만원씩 받는 등 금품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앞서 3월 최 선수가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 선배 선수 2명과 함께 그를 고소했을 때 폭행 혐의 등이 드러나 5월 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후 최 선수가 지난달 26일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은 팀 내 가혹행위 추가 피해를 수사해왔다.

안씨의 경우 지난 13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안씨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등의 혐의를 받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