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같은 방호복 두 겹 장갑을 껴 주사 놓기도 힘든 손. 외인구단처럼 손발을 맞춘 전국 각지의 의사들.’
장기국면에 접어든 ‘코로나 19’에 맞서 싸운 각계각층의 용맹한 전사 17명이 난생 처음 잡지에 실렸다.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생들의 장시간 인터뷰를 통해서다.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 23명의 학생들이 1학기 출판제작 실습 차원에서 제작해 21일 발간한 ‘코로나 전사들(Corona Warriors)’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들의 거친 숨소리가 담겨 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뿐 아니라 현장 곳곳에서 활약한 숨인 의인들과 치유 환자 등의 사연도 소개됐다.
학생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 취재를 시작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지원근무를 자원한 의사와 간호사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애환과 체험을 귀담아 들었다.
또 완치 환자들과 선별진료소 검체요원, 자원봉사자, 택배원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도 직접 만나 그들의 하소연에 공감했다.
‘전쟁터 같던 병원…복도엔 비명소리 난무’, ‘인후통 두통, 가슴이 찢겨지는 통증에 한때 희망 버렸다’ 등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실은 인터뷰 잡지가 탄생한 배경이다.
학생들은 “코로나19에 맞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잡지제작의 동기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구슬땀으로 탄생한 잡지에는 격리생활을 마친 유학생들의 시시콜콜한 일상부터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택배기사들이 겪은 다양한 사연, 코로나19가 남긴 사회 분야별 현상과 대안이 골고루 실렸다.
예비 언론인인 학생들은 피해자이면서도 사회적 비난을 두려워 할 수 밖에 없었던 확진자, 입원 후 완치자, 격리생활자, 해외 감염자 등 6명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기성 언론인들도 하기 힘든 인터뷰를 이끌어냈다.
학생대표 강은서(22)씨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코로나19 공포에 맞서 꿋꿋이 싸운 이웃들이 전장의 용사들처럼 용맹스럽게 느껴졌다” 며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코로나 시대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잡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잡지는 각 기관과 대학, 코로나 선별진료소에 무료 배포됐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