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영상판독을 위해 경기장 카메라를 2배로 늘린다. 감독이 판정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시간도 30초에서 20초로 줄어든다.
AP통신은 MLB사무국이 이 같은 조치와 함께 고프레임 카메라를 곧장 경기장의 영상실로 실시간 송출함과 동시에 줌 렌즈가 달린 4K 고해상도 카메라를 홈플레이트 뒤쪽 높은 장소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MLB사무국은 원래 있던 ‘리플레이 허브’를 두 배 규모로 증축해 MLB 사무국이 이사할 뉴욕 맨해튼에 설치할 예정이다.
크리스 마리낙 MLB 전략·기술·혁신 부문 부회장은 이날 “이 모든 것은 판정 리뷰를 좀 더 빠르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상을 최대한 빨리 심판진에게 전달해 결정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구장 안의 감독들에게도 리플레이 영상 담당이 이를 전달해 이의를 제기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이전까지 불펜에서 영상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시간은 판정 뒤 30초 이내였으나 이는 20초로 줄어든다.
MLB는 지난 2014년부터 판정에 영상판독 제도를 도입해왔다. 지난 정규시즌에는 총 1275건 판정이 영상판독의 대상이 됐으며 이중 1051건이 감독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평균 영상판독에 소요된 시간은 1분 46초였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603건이 뒤집어졌다. AP통신은 류현진의 소속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본래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해 비시즌 용도로 지어진 MLB의 제3시설에서 홈경기를 치를 경우, 이 곳에도 같은 규모의 카메라가 설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프로야구 리그인 MLB의 변화가 국내 프로야구에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현재 KBO리그의 영상판독 요청 제한시간은 MLB의 종전 기준과 마찬가지인 판정 후 30초다. 프로축구의 경우 유사제도인 VAR 운영방식 자체가 국제 규정으로 정해져있어 이를 따라야 한다. KBO 관계자는 “프로야구에서는 국제적으로 영상판독에 관해 정해진 게 없어 KBO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당장 이번 시즌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시즌이 끝난 뒤 변경을 논의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