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에 대한 자료를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추 장관 이날 휴대전화에서 ‘토지 매각 추진 및 대출금에 대한 연체 발생’ 등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띄우고 화면을 확대해가며 읽었다. 본회의장 뒤편에 취재진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해당 자료에는 ‘○○○콘텐츠(김건희회사)’ ‘납부 후’ 같은 말이 포함돼 있었다. ‘건설사로부터 매각 요청 접수, ○씨 측의 반대로 매각 무산’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억원에 대한 이자 연체 발생’ 등의 내용도 있었다.
추 장관은 취임 후 ‘검찰 개혁’과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과 정면 충돌해 왔다. 추 장관이 본회의장에서 이 같은 문서를 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추 장관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날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제출한 자신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보고를 직접 듣기도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국회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접수했다”고 말하자 추 장관이 미소를 지었다.
전날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추 장관이 권한남용으로 법을 위반하고 품위를 손상했으며 수사의 독립성을 해쳤다며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공동 제출했다. 표결은 오는 24일 이뤄질 예정이다.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검찰총장을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핍박하는 정권이 이전에 또 있었나. 이것이 법치주의인가”라며 “이러한 책임을 묻기 위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공동으로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식 있는 민주당 의원들도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지키는 데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핍박’의 주인공으로 저를 지목하며 오늘 탄핵소추가 발의됐다”며 “지금처럼 오로지 공정과 정의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