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회사’ ‘이자연체’…추미애, 보란듯 윤석열 문서 읽었다

입력 2020-07-21 15:20 수정 2020-07-21 17:38
교섭단체 대표 연설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이 윤석열 배우자·장모 관련 자료 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에 대한 자료를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추 장관 이날 휴대전화에서 ‘토지 매각 추진 및 대출금에 대한 연체 발생’ 등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띄우고 화면을 확대해가며 읽었다. 본회의장 뒤편에 취재진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배우자·장모 관련 자료 보는 추미애. 연합뉴스

해당 자료에는 ‘○○○콘텐츠(김건희회사)’ ‘납부 후’ 같은 말이 포함돼 있었다. ‘건설사로부터 매각 요청 접수, ○씨 측의 반대로 매각 무산’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억원에 대한 이자 연체 발생’ 등의 내용도 있었다.

추 장관은 취임 후 ‘검찰 개혁’과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과 정면 충돌해 왔다. 추 장관이 본회의장에서 이 같은 문서를 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본회의 참석한 추미애 장관. 연합뉴스

추 장관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날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제출한 자신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보고를 직접 듣기도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국회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접수했다”고 말하자 추 장관이 미소를 지었다.

전날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추 장관이 권한남용으로 법을 위반하고 품위를 손상했으며 수사의 독립성을 해쳤다며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공동 제출했다. 표결은 오는 24일 이뤄질 예정이다.

탄핵소추안 접수에 미소 짓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검찰총장을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핍박하는 정권이 이전에 또 있었나. 이것이 법치주의인가”라며 “이러한 책임을 묻기 위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공동으로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식 있는 민주당 의원들도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지키는 데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핍박’의 주인공으로 저를 지목하며 오늘 탄핵소추가 발의됐다”며 “지금처럼 오로지 공정과 정의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