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대동강 술, 백두산 물과 우리 쌀·약품 맞바꾸자”

입력 2020-07-21 15:14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 본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구상중인 대북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연기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군사훈련 연기를 발판 삼아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어보겠다는 뜻을 거듭 나타낸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견임을 전제로 이 같이 밝혔다.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마중물로 연합군사훈련 연기 카드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 요구 자료에 대한 서면답변에서도 전략적으로 연합군사훈련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그러나 장관 후보자로서 국방부의 견해를 간접적으로 청취해 보면 전시작전통제권 반환과 관련해 이미 IOC(기본운용능력)가 진행됐고 FOC(완전운용능력)를 거쳐 FMC(완전임무수행능력)로 가야 하는 현실적인 요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전작권 반환 추진을 위한 연합군사훈련의 필요성도 인정한 것이다. 다만 이 후보자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모두 감안해 전략적으로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유연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남북이 물물교환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교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작은 교역’ 구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벌크캐시(대량 현금) 문제가 늘 직접적인 제약조건으로 작용했는데 새로운 상상력으로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인도적 영역에서부터 작은 교류 협력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을 우리의 쌀과 약품과 물건 대 물건으로 교역하는 것부터 시작해 상황과 조건이 개선되면 더 큰 교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병역이나 유학 문제와 관련된 큰 의혹은 어느 정도 규명했고, 불식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제 아내나 아들과 관련된 의혹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데, 아주 담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남은 문제들은 청문회에서 기본적인 내 생각에 따라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