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엄마·딸 하면 안돼?” 끝내 실패한 모녀 ‘아이콘택트’

입력 2020-07-21 15:01 수정 2020-07-21 15:16

채널A의 침묵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서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 딸과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자 엄마 사이의 눈맞춤이 끝내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두 사람은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섰다.

20일 방영된 채널A의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서는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 딸과 기독교 신자인 엄마의 갈등을 담았다.

채널A '아이콘텍트' 영상 캡처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무속인 이지혜씨는 “5년 전 엄마에게 말하지 않고 신내림을 받았다”며 “어머니가 제 결혼식에 오지 않겠다고 해서 눈맞춤을 신청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1년 정도 지나고 나서 엄마에게 신내림을 말했는데 ‘사탄, 마귀에게 놀아나는 딸’ ‘기도로 널 퇴마해줬을 텐데’라는 말이 가장 힘들게 했다”고 털어놨다.

반면 기독교 신자인 엄마는 “내가 무조건 ‘싫다, 안 나간다’라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며 “일단 딸하고 대화를 나눠서 하나님의 자녀로 돌아와야 대화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씨의 엄마는 평소에도 성경공부와 기도를 하며 독실한 신앙심을 보였다. 이씨가 이렇게 신앙심을 보이게 된 이유에는 과거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이씨가 생후 6개월일 때 심장병을 앓았지만, 수술비가 없어 고칠 수 없었고, 그때 기독교 심장 재단을 통해 극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마주 앉았고 이씨는 “엄마한테 사과하고 싶어서”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엄마는 “진짜야?”라고 되물었지만 이내 “그 대신에 엄마 안의 하나님 아버지한테도 사과해야 해. 무당 그만둬”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딸을 외면하고 기도문을 외웠다.

엄마와 딸로서만 얘기하면 안 되냐는 이씨의 말에 엄마는 “악한 영, 사탄이 너를 속이고 있어. 무당 안 관두면 결혼식도 안 가”라고 했다.

이씨가 기도를 해도 아픈 게 좋아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엄마는 “그런 건 하나님이 다 해결해 주셔”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두 사람은 평행선을 달리면서도 과거를 추억했고 엄마는 결혼식에 가겠다고 결심하면서도 “그전에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해”라고 이씨에게 제안을 해 두 모녀의 대화는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씨는 엄마 앞에서 “무당 딸이 아니라 엄마 딸인 내 결혼식에 와 줄 수 있는지 듣고 싶었어”라며 미리 준비해온 편지를 읽으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래도 엄마의 대답은 “엄마는 죽을 때까지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거야. 하나님께 ‘고맙습니다’ 한마디만 해”였고 결국 이씨는 돌아서서 문을 나가버렸다.

이씨는 “제가 하루아침에 무당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엄마는 안 받아줄 것 같다”고 흐느꼈고 예상치 못한 마무리에 진행자들은 함께 마음 아파했다. 이를 지켜보던 진행자 하하는 “너무 어려운 문제라 무슨 말을 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