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광진구 확진자’ 발(發) n차 감염이 시작됐다. 광진구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도내 21·24번 확진자의 주점 동석자가 20일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지난 9~14일 제주시 한림읍을 다녀간 방문객이 16일 서울 광진구보건소로부터 확진 판정을 받자, 즉각 한림읍 일대에 집중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밀접접촉자 4명(도내 21~24번 확진자)의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16일부터 20일 정오까지 동선 접촉자 등 1524명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했으나, 4명의 밀접접촉 확진자 외에 더 이상 양성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일 26번째 확진자가 나타났다.
제주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제주 26번 확진자는 지난 15일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호박유흥주점에 21·24번 확진자와 함께 있었다. 같이 술을 마시고, 술값을 결제했다.
방역당국은 21·24번 확진자가 다녀간 호박유흥주점 카드사용내역을 추적하던 중 26번 확진자 A씨의 신원을 확인하고, 20일 오전 A씨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와 동시에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양성이었다. 도는 A씨가 이날 오후 8시경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곧바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15일 주점에서 앞선 확진자들과 밀접 접촉이 이뤄지면서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A씨는 주점 일행 중 두 사람이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들어갔음에도 도 보건당국의 연락에 “도에서 연락을 당부했던 호박유흥주점 방문 이력자에 자신이 해당하는 지 인식을 못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제주도 확인결과 현재까지 A씨는 18일에는 지인 자택에 주로 머물렀고, 19일 낮 12시경 어사촌도야지, 19일 저녁 7~8시경 황금가마솥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질병관리본부의 확진자 동선공개 지침에 따라 무증상자의 경우 진단검사 검체 채취일 2일전의 동선부터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A씨의 경우 20일 오전 검체를 채취함에 따라 18일 동선부터 공개 대상이다.
문제는 A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세부 동선 파악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21일 오전 코로나19 브리핑에서 “26번 확진자의 진술 신빙성이 낮아 교차 검증을 하느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것 외에 새 동선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6번째 확진자 A씨는 20일 오전 진단검사후 자택에 머물도록 한 보건당국의 안내를 어기고 낮 12시경 애월읍의 하나로마트 현금인출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주민들의 증언에 의해 드러났다.
도는 이외에도 26번째 확진자가 자신의 동선에 대해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드러내기를 꺼리는 등 역학조사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26번째 확진자와 관련한 동선에서는 의문점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도내 21·24번 확진자와 26번 확진자는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러나 21·24번 확진자는 테이블에 1명이 더 있었고 그 사람이 돈을 냈으나 누군지 잘 알지 못 한다고 진술했다. 때문에 제주도는 신용카드 결재 내역을 토대로 질병관리본부에 카드 주인의 인적사항 확인을 요청했고, 이 과정을 통해 26번 확진자를 특정하기까지 시일이 소요됐다.
제주도는 현재 이 확진자의 동선 추가 확인 작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26번 확진자의 접촉자는 4명이다. 1명은 동거인, 1명은 동행 지인, 2명은 19일 확진자가 방문했던 식당 2곳의 직원이다.
26번 확진자는 어젯밤 10시경 제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특별한 증상은 없는 상태다.
한편 26번 확진자가 방문한 호박단란주점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출입시 QR코드를 찍어 방문자의 명단을 신속히 확인할 수 있도록 지정한 8대 고위험시설에 포함되지만, 26번 확진자는 지난 15일 주점 방문 당시 QR코드를 찍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