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최초 독자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도대체 뭔데?

입력 2020-07-21 07:55 수정 2020-07-21 07:56
아나시스 2호. 방위사업청 제공

최초의 한국군 독자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ANASIS-Ⅱ)’가 21일 오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한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전용 군사위성을 확보한 국가에 합류하게 됐다.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20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6시30분) 아나시스 2호가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고 밝혔다.

위성 제작사인 프랑스 에어버스사는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아나시스 2호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아나시스 2호 이동 예상도. 방위사업청 제공

아나시스 2호는 발사 후 약 2주간의 중간궤도 변경을 통해 최종적으로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에 위치하게 된다. 정지궤도 안착 후에는 약 1개월간 위성의 성능과 운용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약 3개월간의 점검을 통해 오는 10월쯤 우리 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아나시스 2호 발사로 우리 군은 정보처리 속도와 전파 방해 대응 기능, 통신 가능 거리 등이 향상된 최초의 군 전용위성을 보유하게 됐다. 그동안 우리 군은 민군 겸용 통신위성인 무궁화5호를 사용하고 있었다. 겸용이다 보니 효율성도 떨어지고 속도도 느려 새로운 군 전용 통신위성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아나시스 2호는 기존 통신위성과 비교해 데이터 전송용량 2배 이상 늘어나고, 적의 재밍(Jamming) 공격에도 통신을 유지하는 능력이 향상되는 등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군 단독으로 운용이 가능한 상시적이고 안정적인 통신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아나시스 2호 위성 발사는 한국군과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맺은 절충교역에 따라 이뤄졌다. 절충교역은 국제 무기거래에서 무기를 판매하는 국가가 사가는 나라에 기술 이전이나 부품발주 등의 반대 급부를 제공하는 국제관행을 뜻한다.

우리 군은 2014년 9월 록히드마틴과 F-35A 40대를 7조4000억원에 도입하기로 계약하면서 이에 대한 절충교역으로 군 통신 효율성을 높이는 군사통신위성 1기를 받기로 했다. 다만 록히드마틴은 2015년 9월 사업을 이행하는데 소요비용이 합의 당시 판단한 비용보다 크게 초과한다며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우리 정부에 초과 비용에 대해 분담을 요청했다. 방위사업청은 미국 정부의 중재로 록히드마틴과 협상을 벌인 끝에 1년여 만에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아나시스 2호의 발사에 대해 “첨단기술의 각축장인 우주에서도 본격적으로 역량을 갖춰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전장인 우주공간에서 감시정찰과 조기경보 위성 등 우주 국방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나시스 2호를 쏘아 올린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했다. 지난 5월30일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