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레이스가 막을 올린 가운데 박주민 최고위원의 당대표 경선 출마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양자 대결로 흘러가던 경선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결정은 아직 안 내렸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고민하는 지점이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고민이 끝나면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은 21일까지다.
민주당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시도당 대의원대회를 진행한 후 다음 달 29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당초 전당대회는 이낙연(5선) 홍영표(4선) 우원식(4선) 의원과 김부겸(4선) 전 의원의 4자 구도였다가 홍영표 우원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대 김부겸’ 양자 대결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 등록을 앞두고 박 최고위원이 합류를 저울질하면서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최고위원은 2018년 전당대회 때 21.28%의 득표율로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당시 그는 당내 계파도, 조직 기반도 뚜렷하지 않았지만 ‘세월호 변호사’라는 대중적 인지도와 함께 친문재인계 당원들의 지지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가 당대표에 도전할 경우 이번에도 친문 당원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대표 선거뿐 아니라 최고위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재정 이원욱 의원에 이어 이날 노웅래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도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선 절대로 레임덕이 없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문제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문제 등에서 우리가 민심과 거리가 있는 어색한 대응을 했다”며 “그런 면에서 새 지도부는 심기일전해야 한다. 내년 보선이나 후년 대선, 지방선거에 대응하려면 지금과 같은 자세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염 시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판 뉴딜이 지역을 기반으로 구축되도록 당정을 조율하겠다”면서 “수원시정을 시민의 정부로 혁신하고 일자리 1등 도시로 만들어낸 저력으로, 이제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이 돼서 한국판 뉴딜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지방의제21 전국협의회 사무처장을 거쳐 참여정부 지속가능발전비서관을 지냈다.
모두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 후보 등록도 21일까지다. 김종민 한병도 소병훈 신동근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진선미 양향자 의원은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