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온 유일한 영화인 이관주 감독 관객상 차지

입력 2020-07-20 21:02 수정 2020-07-20 21:07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부천 초이스: 단편’ 부문 ‘관객상’을 수상한 이관주 감독이 16일 수상 직후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피조물> 촬영 현장에서의 이관주 감독(가운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는 영화인들의 국제 교류를 막았다.

전 세계의 많은 국제영화제가 개최하지 않기로 하거나 연기하고 있으며, 여는 곳도 해외 영화인 초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 신철)도 다르지 않았다. 유럽, 북미와 남미, 아시아 각 국의 코로나19 발병 상황, 항공 및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 등 현실적인 문제로 불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 단 한 명의 영화인이 제24회 BIFAN에 왔다. 2013년부터 프랑스에 유학 중인 이관주 감독이다. 그는 ‘부천 초이스: 단편’ 부문에서 <피조물>로 ‘관객상’을 수상했다. 고향인 제주도에서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한뒤 참가한 것이다.


영화 <피조물>은 이 감독이 2013년 프랑스에 유학을 간 이후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을 보고 영감을 얻어 작품 시나리오를 쓴 데 이어 2017년 프리 프로덕션을 시작하고 2019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4)의 장 마리 렁젤레(Jean-marie LENGELLÉ) 편집감독이 편집을 맡았다. 제작은 프랑스에서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찍는 회사에서 담당했다.

<피조물>은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묘한 심리를 세밀하게 따라가는 관능적인 작품이다. 해외 대학에서 예술과 미학을 가르치다 고국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어느덧 17세가 된 아들의 빛나는 아름다움과 파멸적인 모습의 환영에 시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관주 감독은 20일 “프랑스 한국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피조물>을 확장시켜 시네마 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준비하면서 영화와 공연이 결합한 작품으로 내년에 초연을 할 예정”이라며 “한국영화 <올가미>(1997) 또는 <13일의 금요일> 같은 느낌의 슬래셔 무비를 제작사와 협의한 것을 계기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관주 감독은 오는 26일 프랑스로 출국한다. 그는 “출국할 때까지 한국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면서 “학업을 병행하며 한국과 프랑스에서 단편 및 장편영화 작업을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부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