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황해물범시민사업단)은 18일 국내 최대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의 ‘하늬바다 물범 인공쉼터(이하 물범인공쉼터)’에서 점박이물범 15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황해물범시민사업단과 백령도 주민들로 구성된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매년 진행하고 있는 ‘백령도 점박이물범 서식환경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됐다.
2018년 11월 백령도 하늬바다에 조성된 물범인공쉼터는 그 효용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으나, 지난해 8월 9일에 이어 올해 7월 18일에도 물범인공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관찰됨에 따라 물범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계속 이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범인공쉼터는 지난 2016년 8월 3일 인천녹색연합이 주최한 ‘백령도 해양생태계 보호‧수산발전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지역주민들이 처음 제안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수산부가 2018년 11월 백령도 물범바위 인근 하늬바다에 국내 최초로 섬 형태의 물범 인공쉼터(상부 노출면적 350㎡, 길이20m×폭17.5m)를 조성했다.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은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한 후 3월부터 11월까지 매년 약 300여 마리가 백령도 해역을 찾아오고 있다. 점박이물범은 먹이활동을 하거나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체온 조절, 호흡, 체력 회복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바위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백령도에서 가장 많은 점박이물범이 모이는 물범바위는 공간이 협소해 점박이물범 사이에 자리다툼이 잦았고, 어구 손상 및 어획물 절취 등 피해로 인해 어민들은 점박이물범에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
백령도에 상주하며 백령도 점박이물범 인식증진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은 “점박이물범의 물범인공쉼터 이용 현황은 지난해 8월 9일 첫 관찰 이후에도 같은 해 8~9월 사이 총 7회 관찰된 바 있다”면서 “올해에도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점박이물범들의 물범인공쉼터 이용 특징을 파악해 백령도 점박이물범 서식지 보호관리 방안에 적극 제안하고 반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또 “지역 주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한 지속적인 관찰기록은 지역 생태계 현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전문가들과 연계함으로써 백령도 점박이물범의 서식지 안정화 등 보호 방안 마련과 관련 정책의 수준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2004년부터 백령도 점박이물범 보호활동을 진행해 왔으며, 2019년 특별기구 황해물범시민사업을 만들었다.
지역사회 중심으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보호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2013년에 백령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점박이물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2017년 백령중고등학교에 점박이물범 생태학교 동아리를 결성했다.
지난해부터는 하늬바다 점박이물범 일일모니터링과 해양쓰레기 수거 캠페인 등 점사모와 물범탐구동아리를 중심으로 물범 서식지 자율관리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는 백령도 점박이물범 인식증진(인천시 주민참여사업), 점박이물범 개체수 모니터링(고래연구센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