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부동산 정책을 두고 앞뒤가 다른 여당 의원의 태도를 연일 지적하며 공세에 나섰다. 지난 16일 MBC 100분 토론에서 맞붙었던 김현아 통합당 비상대책위원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에도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진 의원을 두고 “현직 여당, 그것도 국토위원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토론회 때 했던 말은 그냥 립서비스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요즘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분들이 진 의원뿐만은 아닌 것 같다. 작은 정책, 정부 당국자의 작은 제스처, 한마디라도 국민이 어떻게 해석하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실행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진 의원은 16일 MBC 100분 토론 이후 진행된 유튜브 방송에서 “(부동산 가격이)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 “부동산이 어제오늘 일인가”라고 말해 비판이 일었다. 진 의원의 발언은 당시 김 비대위원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게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통합당은 20일 국회 비대위 회의실 배경을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바꾸고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더불어민주당”이란 문구를 넣었다. 진 의원의 해당 발언을 여권의 속내로 규정하고 거듭 비판하기 위한 의도다.
이날 회의에서 김 비대위원은 당시 토론회에 대해 “진 의원은 수요억제 정책만 일관되게 추진하는 정부의 입장을 반복적으로 얘기했다. 그러자 토론이 끝나고 누군가 ‘정말 7·10 대책으로 집값 잡히나요’라고 물었다. 그 자리 모든 사람이 (찬반) 진영을 떠나 지금 상황이 걱정돼서 나온 이야기였다”며 “그런데 진 의원 대답이 의외였다. 100분 동안의 토론 기조와 달리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인데 저는 좀 화가 났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다”며 김 비대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온 국민이 집값을 잡으라고 요구하는데 ‘집값 떨어지면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했던 분이 누구인가”라며 “부동산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정부·여당의 노력을 ‘집값 하락론’으로 좌절시키려는 불순한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