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전문적으로 소화하는 일본의 ‘투타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26)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등판 일정이 확정됐다.
AFP통신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소속인 오타니가 26일(현지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3차전 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센세이셔널한 등장으로 MLB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2018년 시즌 이후 첫 등판이다. 오타니는 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 두번째 시즌인 지난해에는 투구에 나서지 않은 채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오타니는 MLB 웹사이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물론 마운드에 다시 돌아간다는 기대에 들떠있다. 거의 2년 가까이 됐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일단 24일부터 시작되는 오클랜드와의 1차전 경기부터 타석에 나선다. 그는 “개막전에서 타자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두 경기를 이긴 뒤 상승세를 탄 채 3차전에 선발등판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세계 프로야구를 통틀어 쉽게 보기 힘든 투타겸업 전문 선수다. 이전부터 일본 프로야구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그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곧바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석권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타자로서 93안타 22홈런에 타율 0.285, 선발투수로서는 10경기 4승 2패를 기록했다. 그를 제외하면 한 시즌 1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 중 20홈런 이상을 때린 건 MLB의 전설 베이브 루스가 유일하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지명타자로만 경기에 나섰으나 이마저 지난해 9월에 무릎 수술까지 거치면서 시즌아웃 됐다.
오타니는 최근 구단 내부 연습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6개와 볼넷 4개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총 60경기를 치르는 이번 시즌 일정대로라면 오타니는 10경기에서 선발 등판, 지명타자로는 33경기에 나선다. 오타니는 “26일 등판한 뒤 다음날인 월요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 같다. 휴식을 취할 기회”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