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 거열산성 국가사적 승격 지정 예고

입력 2020-07-20 12:16
경남도 기념물인 거열산성이 국가 사적으로 승격될 전망이다. 거열산성은 삼국항쟁기의 모습 간직한 고대 성곽으로서 보존 가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일 경상남도와 거창군에 따르면 최근 열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도 기념물인 거열산성이 국가사적으로 승격 지정 예고됐다.

거열산성(둘레 1115m)은 거창군의 진산인 건흥산(해발 572m) 정상부에 조성된 테뫼식(산봉우리를 둘러서 쌓은 산성) 석축산성으로 지난 1974년과 1983년 각각 도 기념물 제22호와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체계적인 복원정비와 보존관리가 이뤄져 온 경남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유적이다.

거창군 일원은 6~7세기 백제와 신라의 영토확장을 위한 치열한 각축장이자 삼국통일 후에는 지방 행정구역 9주의 하나인 거열주가 설치될 정도로 고대 동서를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였다. 이 때문에 거열산성은 삼국항쟁기와 통일기의 고대사를 밝혀 줄 중요한 유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에 경남도와 거창군은 거열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친 학술조사와 두 차례의 학술대회를 추진 또는 지원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사적 승격 지정 예고’라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거열산성은 6세기 중엽 신라가 백제방면으로 진출하면서 축성한 1차성과 7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증축된 2차성으로 이루어져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기를 달리하는 성곽의 축조 방법과 운영 형태에 차이가 확인되어 고대 산성의 변화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최고의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함안 남문외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등 도내 가야유적 세 곳의 사적 지정신청도 진행 중”이라며 “지정된 유적들은 안정적 조사연구와 복원정비를 위한 종합정비계획은 물론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 계획도 본격적으로 마련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는 앞서 창녕 계성고분군(사적 제547호), 함안 가야리 유적(사적 제554호)이 국가사적으로 승격됐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