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주변 임도에서 한국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미기록 선태식물 2종이 발견됐다.
선태식물이란 포자로 번식하는 비관속식물로 이끼를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950종이 분포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최근 ‘제주도 천연동굴 보존관리방안 연구 및 조사’ 차 용암동굴 입구 주변 및 동굴 상부 지표의 식생분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만장굴 인근 임도에서 털밭둥근이끼와 돌밭둥근이끼를 발견했다.
이후 종(種) 동정 및 형태특성 분석 등을 거쳐 지난 6월 국제학술지(‘Journal of Asia-Pacific Biodiversity’) 온라인에 보고했다.
털밭둥근이끼는 엽상체 선태식물로 임도 또는 밭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흙 위에 생육한다. 투명한 복인편이 엽상체 가장자리까지 올라오고, 포자의 크기가 100∼125um으로 속(屬)내 다른 종보다 크다. 북아메리카, 유럽, 러시아, 일본 등 북반구에 넓게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제주도 만장굴 주변 임도에서 발견됐다.
돌밭둥근이끼는 엽상체 선태식물로 임도 또는 밭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흙 위에 생육한다. 엽상체는 자주빛 연녹색으로 너비가 0.8∼1.5mm로 좁고, 포자의 크기가 65∼85um로 속내 다른 종보다 작다. 북아메리카, 유럽, 러시아, 호주, 일본 등지에서 넓게 분포한다.
신창훈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용암동굴 형성과정에서 형성된 함몰지형과 지하구조로 인해 독특한 식생군집을 지니는 특징이 있다”며 “향후 지속적 연구를 통해 세계자연유산에 걸맞은 자연자원 발굴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천연동굴 보존관리방안 연구·조사 학술용역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9~2020년 2년간 진행된다. 총 10억원을 투입해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동굴에 대한 진동 및 지하수 영향, 지표식생 분포, 동굴 내 미생물 및 박쥐 등 총 5개 분야를 연구·조사한다. 이를 통해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찾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