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70세 이상 고령 후보들의 맞대결로 펼쳐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인지능력이 떨어져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날렸다. 올해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고작 3살이 적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노망이 들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바이든은 대통령이 되기엔 무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나 가벼운 인지장애를 검사하는 데 쓰이는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를 “(바이든은) 평가가 어려워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평가를 볼 테니 바이든도 같이 평가를 치르자”고 전격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정신건강 이상설이 제기되자 2018년 해당 평가에서 35문제를 모두 맞혔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진행자가 “(몬트리올 인지평가는) 코끼리 그림을 놓고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코끼리’라고 답하는 어렵지 않은 평가”라고 지적하자 “잘못된 설명“이라며 “첫 몇 문제는 쉽지만, 마지막 다섯 문제는 어려워서 풀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정신적으로 완전히 소진된 상태(mentally shot)”라며 “지금 (나처럼) 인터뷰하라고 하면 울면서 엄마를 찾고 집에 데려가라고 했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해 대통령직을 차지하면 이 나라를 파괴할 것이다. 바이든은 세금을 3배는 올리고, 경찰에 대한 정부 예산도 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폭스뉴스는 인지능력 등 정신적인 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뛰어나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여론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실제 폭스뉴스가 지난 12∼15일 등록유권자 11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3%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이 대통령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적합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같은 질문에서 47%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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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