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욘 람, 남자골프 세계 1인자 등극하다

입력 2020-07-20 10:13
욘 람(오른쪽)이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 뮤어필드빌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 앞에서 잭 니클라우스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욘 람(26·스페인)이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정복했다. 이제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는 람이다. 스페인은 1989년 세베 바예스테로스(2011년 사망) 이후 31년 만에 남자골프 1인자를 배출했다.

람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 뮤어필드빌리지 골프클럽(파72·7263야드)에서 열린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어냈다. 마지막 날 성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지키고 우승 상금 167만4000달러(약 20억1500만원)를 거머쥐었다.

람의 올 시즌 첫 승. 또 지난해 4월 취리히 클래식 우승 이후 1년 3개월 만에 수확한 투어 통산 4승이다.

람에게 어느 무엇보다 큰 희소식은 생애 처음으로 오르게 될 세계 랭킹 1위다. 현재 랭킹 2위인 람은 이번 대회 성적을 반영해 발표될 공식 세계 골프 랭킹(OWGR)에서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따돌리고 순위표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게 된다. OWGR은 국제골프연맹(IGF)에서 올림픽 본선 출전권 부여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지표다.

스페인은 마스터스와 디오픈(브리티시오픈)을 수차례 정복하고 1999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던 자국 골프의 ‘전설’ 바예스테로스의 1989년 마지막 1위 이후 31년 만에 세계 톱랭커를 보유하게 됐다. 바예스테로스의 1위 점령 기간을 합산하면 61주이다.

욘 람이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 뮤어필드빌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고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람은 이날 라운드 후반부에 보기와 더블보기를 반복하며 흔들렸다. 2위 라이언 파머(미국)에게 3타 차이로 추격을 허용한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러프에 빠뜨려 또 한 번의 위기와 마주했다. 여기서 람의 진가가 나타났다.

람의 칩샷은 홀컵에 그대로 빨려들었다. 경쟁자 파머가 축하할 만큼 람이 기사회생했던 순간. 하지만 람은 칩샷을 앞두고 골프채로 잔디를 눌러 공을 움직인 순간이 중계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돼 벌타 2타를 받았다. 결국 버디로 기록됐던 람의 16번 홀 스코어는 보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람의 16번 홀 위기탈출은 파머의 추격 의지를 꺾고 말았다. 파머는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치고 사실상 람에게 우승을 내줬다. 파머는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준우승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가 최종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18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썼다. 다른 한국인 생존자인 강성훈은 이날 8오버파를 치고 최종 합계 16오버파 304타를 적어내 73위로 밀려났다. 2라운드 컷오프 라인을 통과한 선수 74명 가운데 꼴찌를 가까스로 벗어난 순위다.

이 대회에서 5개월 만에 투어로 복귀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4타를 잃고 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를 기록, 공동 40위로 완주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