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통계 내밀며 “美 코로나 사망률 낮은 나라”

입력 2020-07-20 00:08 수정 2020-07-20 00:41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서 주장
‘美코로나19 사망률 세계 7위’ 지적에 유럽 통계로 반박
앵커와 설전 벌이다 대변인 불러 “내가 본 자료 가져와라”
“바이든은 미국 망치고 세금 3배 올릴 것”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모습. 폭스뉴스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는 미국의 코로나19 피해 상황과 관련해 통계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방영된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통계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러스가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인용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세계에서 7번째로 높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이 코로나19 사망률이 낮은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존스홉킨스대 자료는 미 언론을 비롯해 방역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상황을 파악할 때 보편적으로 참고하는 통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망률을 두고 월러스와 설전을 벌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을 불러 자신이 인용한 자료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선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영국보다 낮고 브라질·러시아보다는 높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사망률’의 근거로 삼은 유럽질병보호센터(ECDC) 기반 백악관 통계에선 미국의 사망률이 스페인·이탈리아보다 낮고 한국·브라질·러시아보다는 높다. 단 이 자료에는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70만명, 사망자는 14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6만명 이상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일부 지역의 응급실과 시체안치소에 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에 대해선 “불필요한 우려를 만들어내는 측면이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을 겨냥해 “모두 실수하는 것 같다”며 “결국 내가 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국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는 기존의 낙관론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11월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도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을 망치고 싶어하고 당신들의 세금을 3배 올리려 한다”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그는 급진좌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은 두 문장 이상을 만들지 못한다”며 “사람들이 질문하면 바이든은 프롬프터를 읽고 다시 지하실로 간다”고 비아냥댔다. 바이든 후보가 자신보다 4살 많은 1942년생으로 고령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러스가 ‘바이든이 노망났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그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내가 승리할 수 있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