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동 걸린 ‘잔류 본능’…꼴지 인천, ‘대어’ 전북 덜미

입력 2020-07-20 06:00 수정 2020-07-20 06:00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지언학이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쪽 끝 도시의 사람들 세상은 거칠다 말하지, 하지만 최고의 석양과 낭만과 꿈들을 가졌다네”

인천 유나이티드의 응원가 ‘인천 사람들’이 홈구장 숭의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한 가득 울려퍼졌다.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와의 무승부라는 값진 결과였다. 비록 첫 승의 기회는 다시 미뤘지만 이날만큼은 불과 얼마 전까지 인천 선수단에 뿌리깊게 자리잡았던 패배의 기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천은 19일 숭의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북을 맞아 전반 지언학이 중거리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전북 이승기에게 중거리 골을 내줘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인천은 올 시즌 리그 무승부를 4경기로 늘렸다. 아길라르에서부터 나오는 간결하고 날카로운 패스, 양 공간을 지속적으로 파고든 역습이 힘을 발휘했다.

이날 지언학의 선제골은 전반 5분만에 터졌다. 하프라인 왼쪽 측면 혼전 중에 인천 공격수 김준범이 공을 가로채 전북 문전으로 돌진했다. 전북 수비진이 다가오면서 반대편이 다소 헐거워지자 김준범은 오른쪽의 지언학에게 정확하게 크로스를 보냈다. 지언학은 공간이 빈 걸 확인한 뒤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에서 통렬한 직선 중거리포를 날렸다. 전북 송범근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상단 구석에 꽂히는 공을 막을 수는 없었다.

기습적인 골에 놀란 전북은 이후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으나 효율이 부족했다. 쿠니모토와 무릴로, 손준호가 계속해서 중거리를 날렸으나 대부분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 동안 전북이 퍼부은 12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2개에 불과했다. 이날 정산 대신 선발 출전한 인천 김동헌 골키퍼의 선방도 있었다. 인천은 아길라르를 활용해 하프라인 위까지 올라온 전북의 뒷공간을 양 측면에서 공략했다.

이날 경기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인천의 몸을 던진 수비였다. 인천 선수단은 이날 강력한 전북의 공격에 일방적으로 얻어맞지 않고 올라선 상대 수비라인을 압박해 역습을 전개했다. 이재성와 양준아가 중앙을 지킨 인천의 포백 수비라인의 단단함이 돋보였다. 다만 이날 인천은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전북의 공격 전개를 끊어내느라 거친 몸싸움을 벌인 탓에 경고가 속출했다.

계속해서 밀어붙이던 전북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김보경이 오른쪽 측면에서 튀어나온 공을 재차 중앙의 이승기에게 연결, 왼쪽 골망을 겨냥한 이승기의 슛으로 결국 동점에 성공했다. 이승기는 후반 추가시간 골대 정면에서 또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몸을 던진 인천의 수비에 막혔다. 인천도 이어지는 역습상황에서 기회를 맞았으나 송범근 골키퍼가 몸을 날려 먼저 크로스된 공을 잡아냈다.

이날 무승부로 2위 전북은 강원 FC에게 승리한 선두 울산 현대와의 승점차가 3점으로 벌어졌다. 지난 경기 성남 FC에게 무승부로 덜미를 잡힌 데 이어 우승 경쟁에 영향이 생길 수 있는 결과다. 인천은 10·11위인 수원 삼성, FC 서울과의 승점차를 6점으로 좁혔다.

인천=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