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윌리엄스 감독 끈질긴 항의 수락 안된 이유

입력 2020-07-20 06:30
KIA 타이거즈의 맷 윌리엄스(오른쪽) 감독이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두산 베어스와 가진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홈경기 4회말에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10개 구단 유일의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놓고 이례적으로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다소 강경한 태도로 끈질기게 심판을 설득하는 윌리엄스 감독의 표정이 주목을 끌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두산 베어스와 가진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경기에서 2-3으로 뒤처진 4회말 무사 1·3루 때 박찬호의 우전 안타로 홈을 파고든 3루 주자 유민상의 아웃 판정을 놓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유민상은 박찬호의 타구가 두산 우익수 박건우에게 잡힐 것으로 착각한 듯 3루를 밟고 뒤늦게 홈으로 질주했다. 이로 인해 박건우의 송구는 유민상의 홈 태그에 맞춰 두산 포수 정상호의 미트로 들어갔고,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승부를 뒤집을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에서 윌리엄스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판정 정정을 시도했다. 문제는 더그아웃 벤치에 앉아 손가락으로 모니터 모양을 그린 윌리엄스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심판진이 인지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나가 심판에게 항의했고,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요청을 위해 허용된 규정 시간 30초를 초과했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KBO리그 규정 제28조 5항은 ‘감독이 심판 판정 후 30초 이내에 비디오 판독을 구두로 심판에게 신청해야 하며, 해당 심판은 오른손을 위로 들어 비디오 판독 신청이 있었음을 경기운영위원, 기록위원에게 신호로 알려 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 요청의 원칙적 절차는 수신호가 아닌 감독이 판정 30초 안에 심판에게 직접 구두로 요청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규정된 셈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통역을 대동해 심판을 꾸준하게 설득했다. 이로 인해 경기가 4분간 지연됐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은 심판의 수락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유민상은 당초 판정대로 아웃됐다.

KIA는 이어진 공격에서 2사 1·2루 때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부른 이창진의 3루타로 승부를 4-3으로 뒤집었다. 하지만 5회초 수비 때 1사 1·2루에서 동점 적시타, 7회초 1사 1·2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연달아 오재일에게 얻어맞고 재역전을 허용했다.

오재일은 9회초 1사 2·3루에서 다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5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KIA를 8대 4로 제압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