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정창옥(57)씨는 19일 자신의 행위를 “단순한 퍼포먼스”라고 주장하며 “내가 구속된다면 퍼포먼스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9일 김진철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문으로 공무집행방해·건조물침입 혐의를 받는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2시간 가량 진행했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나고 오후 4시쯤 법정을 나선 정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다가 법무부 호송차에 올라타는 순간에 “대한민국 바꿔야 된다” “법치 수호”라고 외쳤다.
정씨 변호를 맡은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정씨가 쓴 ‘최후발언문’을 대독하기도 했다. 최후발언문에서 정씨는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자신의 행위를 “또 하나의 단순한 퍼포먼스”라고 표현했다. 과거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게시했던 것과 마찬가지일 뿐이란 주장이다. 이어 “만일 신발투척 당사자(정씨 자신)가 구속된다면 재판부는 헌법적 가치를 버린 정권의 하수인일 것”이라며 재판장을 향해 “당신의 양심은 얼마입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정씨는 지난 16일 국회의사당 본관 2층 현관 앞에서 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친 뒤 나오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던졌다. 신발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수 미터 옆에 떨어졌다. 경찰은 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한 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튿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현재 한 뮤지컬 극단의 단장이자 북한인권단체 “남북함께국민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 출마했던 우리공화당 소속 한 후보자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이날 오전에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정씨 면회차 영등포경찰서를 찾기도 했다. 연극배우로 일하던 1995년에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남부지법 앞에는 보수 유튜버 등 30여명이 모여 정씨의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늦게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주민등록 상 주소에 거주하지 않지만 처나 아들이 있는 곳에 거주해 거주가 부정하다고 할 수 없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