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해외 감염 엎치락뒤치락… 해외유입 ‘2차 감염’에 긴장

입력 2020-07-19 17:48

지인 간 소모임으로 알려진 서울 관악구 사무실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경기도를 넘어 전북, 광주, 제주 등 전국 곳곳으로 퍼졌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발생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해외유입 확진자 숫자를 8일 만에 넘어섰다. 해외유입도 2차 감염이 7건 확인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명이다. 그동안 러시아 선박과 이라크 건설현장 근로자 등 해외유입 사례가 지역감염을 최대 3배 가까이 웃돌았다. 하지만 이날은 지역감염 21명, 해외유입 13명으로 지난 11일 이후 8일 만에 지역감염이 해외유입을 앞섰다.

관악구 사무실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진 게 원인이 됐다. 이날 정오까지 확인된 관악구 사무실 관련 누적 확진자는 서울 12명, 경기 3명, 전북 2명, 제주 4명, 광주 11명까지 32명이다. 사무실 관련 확진자가 지난 10~12일 광주에 머물며 친인척을 만나 코로나19를 전파했고, 또 다른 확진자는 양성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 9~14일 제주를 방문해 가족과 지인 등을 감염시켰다.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인 50대 여성 ‘송파 60번’ 환자가 광주, 전남에서 일으킨 ‘n차 감염’도 확진자 양산에 한몫했다. 이 여성은 지난 10~12일 광주를 방문해 친인척 15명과 세 차례 식사했다. 이로 인해 친인척 9명과 친인척의 직장동료 및 학원 수강생 3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광주시는 송파 60번 환자가 동선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는 등 역학조사에 비협조해 지역 전파를 일으켰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방역망 내에서 관리되므로 추가 전파를 일으키지 않는다던 해외유입도 최근 2차 감염을 7건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입국 후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족, 직장동료 등에게 전파하거나 해외유입자와 접촉 후 자가격리 중 발견된 경우다. 이 중엔 자가격리를 위반한 사람도 있어 자칫 지역감염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20일부터 수도권에 내려진 강화한 방역조치를 일정 부분 완화한다. 감염 위험이 낮은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의 공공시설 운영을 재개하고 국립중앙극장, 예술의전당 등의 공연도 허용한다. 야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은 전국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본 뒤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0대의 코로나19 전파력이 성인 못지않다는 한국 방대본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0~9세 아이들은 호흡량이 적고 키가 작아 전파율이 낮지만 10~19세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는 성인만큼 성장한 상태에서 성인보다는 비위생적인 습관을 갖고 있어 코로나19를 전파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