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르는 청문회 정국…‘유학 부모찬스’·5000만원 정체 주목

입력 2020-07-19 16:33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2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이번주부터 청문회 정국이 막을 올린다. 야당은 김 후보자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현미경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소 사전유출, 이 후보자 자녀의 스위스 유학 ‘부모 찬스’ 의혹, 박 후보자가 고액후원자로부터 빌린 후 갚지 않은 5000만원의 정체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통합당은 특히 박 전 시장 피소 사전유출 의혹을 살필 계획이다.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알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당이 요청한 서울지방경찰청장, 서울시청 파견 정보과 협력관 등 추가 증인 채택이 여당의 거부로 불발되면서 유출 의혹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통합당은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시민사회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고속승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19일 답변서에서 “최근 경찰청장들의 승진 소요기간과 견주어 보면 이례적인 고속 승진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사 대상자가 인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예정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아들의 스위스유학 ‘부모 찬스’ 의혹을 놓고 설전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아들이 병역면제 경위에 대해서도 야당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 아들은 2013년 경기 파주 디자인교육기관 타이포그래피배곳(파티)에 입학했고, 이후 파티와 학사·석사과정 편입협약을 맺은 스위스 바젤의 스위스응용과학예술대학에서 학사과정으로 1년간 유학했다. 파티 이사진엔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이 후보자 부인도 이름을 올렸다. 야당은 스위스 유학 선발과정에서 ‘부모 찬스’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부인의 이사 합류시점은 아들의 졸업시점(2017년 2월) 이후인 2017년 4월이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자 측은 아들의 스위스 체류기간(14개월)에 들어간 학비가 1만220스위스프랑(약 1200만원)이고 체류비로는 3062만원이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비싼 스위스 물가를 고려했을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 후보자는 고액후원자로부터 5000만원을 빌린 뒤 5년간 이자 1300만원을 포함해 원금을 갚지 않고 있는 등 재산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자는 2015년 8월 A씨로부터 연 5.56%의 이자를 매월 지급하기로 하고 5000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빌렸다. 2016년에는 원금을 갚겠다는 차용증까지 작성했지만 현재까지 갚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당은 박 후보자가 차용증을 쓰고도 채무를 갚지 않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철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자 측은 “매년 국회공보에 채무로 명확히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 측은 만기일인 다음 달 27일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을 계획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