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2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이번주부터 청문회 정국이 막을 올린다. 야당은 김 후보자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현미경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소 사전유출, 이 후보자 자녀의 스위스 유학 ‘부모 찬스’ 의혹, 박 후보자가 고액후원자로부터 빌린 후 갚지 않은 5000만원의 정체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통합당은 특히 박 전 시장 피소 사전유출 의혹을 살필 계획이다.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알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당이 요청한 서울지방경찰청장, 서울시청 파견 정보과 협력관 등 추가 증인 채택이 여당의 거부로 불발되면서 유출 의혹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통합당은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시민사회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고속승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19일 답변서에서 “최근 경찰청장들의 승진 소요기간과 견주어 보면 이례적인 고속 승진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사 대상자가 인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23일 예정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아들의 스위스유학 ‘부모 찬스’ 의혹을 놓고 설전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아들이 병역면제 경위에 대해서도 야당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 아들은 2013년 경기 파주 디자인교육기관 타이포그래피배곳(파티)에 입학했고, 이후 파티와 학사·석사과정 편입협약을 맺은 스위스 바젤의 스위스응용과학예술대학에서 학사과정으로 1년간 유학했다. 파티 이사진엔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이 후보자 부인도 이름을 올렸다. 야당은 스위스 유학 선발과정에서 ‘부모 찬스’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부인의 이사 합류시점은 아들의 졸업시점(2017년 2월) 이후인 2017년 4월이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자 측은 아들의 스위스 체류기간(14개월)에 들어간 학비가 1만220스위스프랑(약 1200만원)이고 체류비로는 3062만원이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비싼 스위스 물가를 고려했을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 후보자는 고액후원자로부터 5000만원을 빌린 뒤 5년간 이자 1300만원을 포함해 원금을 갚지 않고 있는 등 재산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자는 2015년 8월 A씨로부터 연 5.56%의 이자를 매월 지급하기로 하고 5000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빌렸다. 2016년에는 원금을 갚겠다는 차용증까지 작성했지만 현재까지 갚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당은 박 후보자가 차용증을 쓰고도 채무를 갚지 않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철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자 측은 “매년 국회공보에 채무로 명확히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 측은 만기일인 다음 달 27일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을 계획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