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환경부(한강유역환경청)는 부평정수권역에 대한 모니터링 과정에서 부평권역 배수지와 부평정수장에서 깔따구의 죽은 유충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부평구 등에서 유충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부평정수장과 부평정수장 수계의 배수지 4곳, 소화전 26곳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부평권역 배수지 3곳과 부평정수장에서 죽은 깔따구 유충 추정 물체가 발견돼 합동정밀조사단에 분석 의뢰했다.
부평정수장에서는 두 차례의 조사에서 유충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배수지에서 유충 추정물체가 확인된 이후 실시한 추가 정밀조사에서 죽은 물체가 발견된 것이다.
김현한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한강수도지원센터장은 “해당 물체는 살아 있는 게 아니고 흐물흐물해서 사람이 집을 수가 없는 형태”라며 “폐쇄형 시설의 경우도 사람이 들어가는 공기는 다 통하는 시설이라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충이 발견된 곳은 서구 공촌정수장과 이곳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배수지·가정집에 국한됐지만,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 추정 물체가 발견되면서 사태 확산 조짐마저 우려된다.
수돗물 유충과 관련한 인천 지역 민원 신고 건수는 지난 9일부터 전날인 18일(오후 6시 기준)까지 총 580건이며, 이 중 현장 조사를 벌여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실제 발견된 것은 149건이다.
부평·계양 지역 5건을 제외한 144건은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서구·강화군·영종도 등지에서 발견됐다.
앞서 인천시는 18일 인천 벌레 수돗물의 원인이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시설을 통해 가정의 수돗물로 흘러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수돗물 유충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이 공촌정수장 입상활성탄 여과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인천시·한강유역환경청은 공촌정수장과 민원가정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들의 유전자 분석을 포함한 생물종 분석 결과 깔다구 종(種)이 일치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배연재)은 지난 13일 밤 공촌정수장 활성탄여과지에서 최초 발견된 유충 1개체와 14일 서구 원당동 가정집에서 나온 유충 3개체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및 정수장에서 채집된 다수의 성충 형태를 비교 분석했다.
공촌정수장과 달리 폐쇄형의 오존처리를 운영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는 부평정수장 수계에서도 유충 추정물체가 발견됨에 따라 보다 정밀한 원인조사와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수돗물유충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단장 현인환 단국대 명예교수)에서 이번 사건의 발생원인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