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페이스북 발언 잇단 구설수… “정치행보냐” 비판도

입력 2020-07-19 15:07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2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 발언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법무부 업무와 큰 관련이 없는 부동산 정책에 훈수를 두거나 언론을 공격하는데 열을 올려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이나 차기 대권을 노린 정치 행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추 장관은 18일 페이스북에 “(부동산 문제의) 근본 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 몸인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 이후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 장사를 하고 금융권을 끌어들였다”며 “금융과 부동산을 분리하는 21세기 ‘금부분리 정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금부분리는 경제학에서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추 장관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금부분리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왜 뜬금없이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문제에 나서냐”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참으로 희한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을 뜻하는 속어)’ 이론”이라고 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19일 “총체적 난국에 빠진 법무부 일부터 챙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비판이 이어지자 “법무부 장관도 국무위원으로 국가 주요 정책에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의 입장문 가안 유출 사건 등 여러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법무부 정책과 무관한 사항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이 이어지던 지난 7~8일 연차 휴가 중 관용차를 사용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추 장관은 당시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를 찾았는데 직원 3명이 동행했다. 전용 차량인 그랜저를 이용했고 비서관과 수행비서는 연차를 내고 따라갔다. 법무부는 추 장관이 휴가 중에도 업무를 봤다고 해명하고 있다.

추 장관은 이런 내용을 언론이 지적하자 “검찰과 언론이 반개혁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며 “관음증 보도를 하는 진보신문도 법조 출입기자다. 절독 해야겠다”고 적었다. 서초동의 한 중견 변호사는 “장관의 발언이 오히려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