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기업 80%, 리쇼어링 ‘부정적’…“현실성 없다

입력 2020-07-19 14:42

부산·울산·경남지역 제조기업 대다수가 해외 진출 기업들의 ‘리쇼어링’, 이른바 국내 유턴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쇼어링을 고려하는 기업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 같은 내용은 부산상공회의소가 해외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부·울·경 제조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부·울·경 기업들은 정부의 리쇼어링 촉진 정책에 대해 전체의 82.5%가 ‘리쇼어링이 공급망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기업은 17.5%에 그쳤다.

실제 국내 유턴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업은 4.2%에 불과했다. 현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전체의 76.7%로 더 많았고, 오히려 현지 투자를 확대하겠다(7.5%)거나 제3국에 신규투자를 고려한다(11.7%)고 했다.

특히 부산은 유턴 대상 지역으로서의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유턴을 가정해 희망 지역을 물었더니 응답 기업의 70%만이 본사 소재지(부산·울산·경남)를 선택했고, 나머지 30%는 수도권 등 제3의 지역을 택했다.

기업들은 국내 유턴 시 산업단지 등 산업인프라(38.3%)를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꼽았다. 이어 항만과 공항 등 물류 인프라(19.2%), 우수한 생산· 기술인력(17.5%), 본사 소재지(10.8%)와 각종 정책 지원(10.0%), 연관산업 발달(4.2%)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쇼어링 최대 걸림돌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 국내 고임금과 고용환경 악화에 대한 부담이었다. 이는 지역 제조 기업 대다수가 저임금 활용(44.2%)과 현지 시장 진출(39.2%)이 해외 진출의 주된 목적이어서 고용환경 부담이 커지고 있는 국내 경영환경에 대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울·경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중국(33.9%)과 베트남(30.6%), 미국(5.9%), 인도네시아(4.8%), 인도(3.8%) 순이었다. 조사 기업 전체가 해외에서 고용한 인력 규모는 약 10만명 수준이고, 해외 고용 근로자의 임금은 국내 인건비의 평균 45.3% 수준이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