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열릴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지역 조별예선 경기에서부터 교체선수를 5명 쓸 수 있다. 더불어 같은 시기 재개되는 아시아 지역 프로축구팀 대항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국민일보가 19일 일부 입수한 ‘AFC 대회위원회 결정문(Decision of AFC Competition’s Committee)’에 따르면 AFC 대회위는 지난달 말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해 회원국들에게 통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휴식기로 인한 선수 부상위험을 줄이려는 올해 초 국제축구연맹(FIFA) 권고에 따라 임시로 경기당 교체가능 인원을 기존 3명에서 5명까지 늘린다는 내용이다.
AFC 대회위는 이 문서에서 “각 팀은 교체인원을 5명까지 쓸 수 있다”면서 “경기 방해 요소를 줄이기 위해 교체 기회는 3번으로 한정된다. 하프타임에도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연장 전반 직전과 연장 하프타임에 교체를 해도 마찬가지다. FIFA 국제심판인 오현정 심판은 “하프타임 등에 교체를 하면 주어진 3번의 교체기회에서 차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FC 대회위는 “양 팀이 동시에 교체를 해도 각자 교체기회 3회 중 1회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사용하지 않은 교체 기회와 인원은 연장전에 쓸 수 있다”고 적었다. 또한 “연장전 추가 선수교체가 허용된 대회에서는 교체인원 1명을 더 추가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이 치를 월드컵 2차 지역예선과 AFC 챔피언스리그는 모두 이 경우에 해당한다.
유럽축구에서는 이미 해당 규정이 시행되고 있다. 이른바 ‘유럽 5대 리그’로 불리는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프로축구에서는 교체선수를 5명까지 두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축구연맹(UEFA)은 다음달 초부터 재개되는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에서도 올 시즌까지만 같은 규칙을 적용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내년 열릴 유로 2020 등 유럽 내 국제대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 지역 프로축구에서는 국가마다 적용 여부가 갈린다. K리그의 경우 교체인원을 3명으로 예전처럼 유지하는 대신 올 시즌에 한해 경기 수를 줄여 FIFA가 우려했던 코로나19 휴식기로 인한 체력 부담 요인을 없앴다. 일본 J리그에서는 지난 4일 리그 재개 뒤 5명 교체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에 따르면 25일 개막할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같은 규정을 적용한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중인 K리그 4팀(수원 삼성·울산 현대·전북 현대·FC 서울)은 여태 겪지 못한 5명 교체 규정에 대비해야 할 전망이다. K리그 구단들은 조별예선 1~2경기를 치른 현재 서울을 제외하면 승리를 거둔 팀이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앞서 대외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구단들에도 결정문 내용을 내려보냈다. 팀마다 준비는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FC는 회원국들이 치르는 월드컵 지역예선 등 국가대항전과 프로 국제대회인 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주관하는 단체다. 월드컵 2차 지역예선 외에도 10월부터 AFC 19세 챔피언십 대회가 열리고 내년 2월에도 여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중국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가리는 예선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있으나, AFC 대회위 결정문은 이 두 대회에 변경 규정이 적용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