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0명이 넘었다. 이는 긴급사태 종료 후 하루 최다 신규 확진자 기록을 갈아 치운 수치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넘었던 지난 4월 11일 이후 가장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장려 운동을 고수하고 있어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이 아닌 ‘고 투 트러블(Go To Trouble)’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8일 기준으로 662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2만5628명을 기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일본의 확진자는 3000명을 넘었으며 사망자는 999명을 기록했다.
감염 확산은 수도인 도쿄도에서 심각하다. 도쿄에선 이날 확진자 290명이 새로 파악됐다. 전날 도쿄에서 신규 확진자 293명으로 최다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날도 비슷한 수준으로 확진자가 늘었다. 최근 일주일 사이 확진자는 1502명 증가했다. 긴급사태가 발령됐던 기간보다 빠른 확산세를 보인다. 도쿄의 누적 확진자는 9223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방역과 경제활성화를 병행하겠다며 여행 장려 운동을 펼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여행 비용의 절반 정도를 쿠폰으로 보전해주는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정책을 이달 22일부터 강행하기로 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확진자가 급증한 도쿄를 제외하기로 했지만 감염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인 데다 기준도 멋대로라는 지적이 나온다. NHK 집계에 따르면 17일 신규 확진자는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29개 도도부현에서 발생하는 등 감염 확산은 전국적인 현상이 됐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도쿄뿐만 오사카부(大阪府)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이동을 통해서도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나라현과 효고현, 교토부 등에서는 44명이 오사카를 왕래하는 이들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결과적으로 도쿄에서만 이동을 자제한다고 감염 확산이 진정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고 투 트래블’ 시행을 앞두고 도쿄를 출발, 목적지로 하는 여행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쿠폰을 받을 수 없자 이미 예약한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며 취소 수수료 부담 문제가 불거졌다. 정부가 이를 지원하지 않아 일본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본 안에선 아베 정권이 추진한 천 마스크 배포 사업이 ‘아베노마스크’라는 비웃음을 샀던 것처럼 ‘고 투 트래블’ 운동은 ‘고 투 트러블(Trouble·골칫거리)이라는 냉소가 터져나오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