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직원에게 대뜸 사적인 질문을 던졌던 모습이 18일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해 2월 6일 정규 편성 전 파일럿으로 방송된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KBS2)에 출연해 비서관들과 함께하는 일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박원순 전 시장은 직원 독려차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는데, 이때 나온 그의 발언과 행동이 논란을 야기했다.
방송에서 박원순 전 시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대뜸 옆에 있던 여직원에게 “사귀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여직원은 “없다”며 당황해했다. 이에 박원순 전 시장은 “남의 복지 전에 본인의 복지를 먼저 생각하라. 세상에 이런 신붓감이 어딨냐”면서 휴대폰으로 ‘공개구혼’ 영상까지 찍었다.
당시 화면을 모니터링 하던 MC들은 “이거 위험한 발언”이라며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박원순 전 시장은 “직원들과 친해지려 노력한 것”이라며 멋쩍어했다.
방송 이후 직원들에게 사적인 질문을 하고 공개구혼 영상까지 찍는 등의 모습이 다소 불편했다는 시청자 반응이 쏟아지자 박원순 전 시장은 직접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방송 이틀 뒤 박원순 전 시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더 나은 시장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사실 저도 프로그램 보면서 굉장히 많이 반성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직원들한테 잘해준다고 했는데 ‘그게 제대로 된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복지팀에 OO씨. 갑자기 제가 공개구혼 영상을 만들어서 너무 당황했죠? 그리고 OO팀장 미안하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저도 많이 느꼈다. 앞으로는 더 좋은 사장이 되겠다”고 얘기했다.
해당 방송에서 박원순 전 시장은 새벽 6시에 남자 비서관과 같이 조깅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MC들이 “(비서에게) 새벽 조깅 의사를 물어본 적이 있냐”고 묻자 그는 “(비서가) 한 번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 MC가 “운동하는 건 업무 시간이 아니니까 시간외 근무수당을 주냐”고 재차 묻자 박원순 전 시장은 “건강을 생각해 (함께) 달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