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신발을 던진 5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건 과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담장을 허물자며 ‘열린 국회’를 강조하는 마당에 국회를 들어온 걸로 건조물 침입죄를 적용하는 경찰 발상은 코미디”라면서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고자 한다. 그 시민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단순 항의를 표시한 것이기에 넓은 품으로 포용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 3시30분쯤 정모(57)씨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차량에 탑승하던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신발은 문 대통령 수m 옆에 떨어졌다. 검찰은 전날 경찰이 공무집행방해·건조물침입 혐의로 정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하 의원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 12월 이라크를 방문했는데 당시 한 현지 방송 기자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항의하며 두 차례 부시 전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다. 이후 부시 전 대통령은 “자유국가에서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그가 신발을 던진 것 또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라크 사법당국이 과잉 대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도 부시 전 대통령처럼 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욕먹을 일 아주 많이 하지 않았나. 부시 전 대통령의 말처럼 자유국가의 욕먹는 대통령에게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부시 전 대통령은 몸을 향해 직접 신발 두 짝이 날아왔는데도 관용을 베풀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신발은 문 대통령과 거리를 꽤 두고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라크 당국은 해당 기자에 1년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문 대통령이 한국의 위상을 이라크 수준으로 동등하게 맞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