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文에 신발 던졌다고 영장? 욕먹을 일 했잖나”

입력 2020-07-18 17:30
대통령 경호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오른쪽 사진)을 던지고 소리를 지르는 시민의 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신발을 던진 5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건 과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담장을 허물자며 ‘열린 국회’를 강조하는 마당에 국회를 들어온 걸로 건조물 침입죄를 적용하는 경찰 발상은 코미디”라면서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고자 한다. 그 시민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단순 항의를 표시한 것이기에 넓은 품으로 포용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 3시30분쯤 정모(57)씨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차량에 탑승하던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신발은 문 대통령 수m 옆에 떨어졌다. 검찰은 전날 경찰이 공무집행방해·건조물침입 혐의로 정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하 의원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 12월 이라크를 방문했는데 당시 한 현지 방송 기자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항의하며 두 차례 부시 전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다. 이후 부시 전 대통령은 “자유국가에서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그가 신발을 던진 것 또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라크 사법당국이 과잉 대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도 부시 전 대통령처럼 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욕먹을 일 아주 많이 하지 않았나. 부시 전 대통령의 말처럼 자유국가의 욕먹는 대통령에게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부시 전 대통령은 몸을 향해 직접 신발 두 짝이 날아왔는데도 관용을 베풀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신발은 문 대통령과 거리를 꽤 두고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라크 당국은 해당 기자에 1년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문 대통령이 한국의 위상을 이라크 수준으로 동등하게 맞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