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 떨어져’ 진심들킨 진성준 “참 힘든 하루였다”

입력 2020-07-18 14:56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연합뉴스

정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집값 안 떨어진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며 ‘국토위 퇴출 압박’까지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진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오랜 시간 정치를 숙명으로 살아온 저로서도 어제는 참 힘든 하루였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려는 문재인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견결히 고수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서 나왔다. 토론이 끝난 직후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이 “(부동산 값이) 떨어지는 것이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다”고 말하자 진 의원은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 이게 어제오늘 일인가”라고 했다.

진 의원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으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자 국회 국토위 위원이다. 그는 앞서 본 토론에선 “이제는 집값을 잡아갈 수 있는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토론회가 끝나자 정반대의 얘기를 한 것이다.

야당을 비롯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판 여론이 쇄도하자 진 의원은 사태 진압에 나섰다. 그는 “그것은 정부의 정책이 전혀 효과 없을 것이란 게 아니다”라면서 “국가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집값하락 공포를 일으켜 정부의 투기규제 정책을 발목 잡으려는 걸 가볍게 반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일원으로서 집값을 잡아보겠다고 애쓰는데도 (집값이) 안잡힐 것이라고 그냥 액면으로만 들으면 이중적이라 손가락질 하겠지만, 그런 뜻이 아니다”라며 “이런 정도의 정책을 써가지고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냉엄한 현실 인식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의 해명에도 부정적 여론은 여전하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진 의원의 발언을 질타하며 징계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당원은 “정부에서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발버둥인데 180석 집권 여당 국토위 의원의 진심을 들어버렸다”며 “민주당은 해당 의원을 징계하고 반드시 집값을 잡으라”고 지적했다.

진 의원이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것이 부적절하다며 상임위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원들은 “부동산값을 떨어뜨릴 의지도 없는 사람이 무슨 국토위냐” “진 의원을 징계하고 국토위에서 퇴출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보도자료를 내고 “겉으론 집값을 잡겠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다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진 의원은 국토위 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진 의원에게 계속해서 국토위 중책을 계속 맡긴다면 정부·여당의 의지를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