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표 치료제는 전부 하위권… ‘전망 우울·사기’
日 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간은 ‘유망함’
전 세계에서 거론되는 치료제와 백신 등 코로나19 대응법 20종을 선정해 완성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분류한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주요 코로나19 대응법 20종을 효과에 따라 여섯 등급으로 분류해 보도했다. 제시된 여섯 등급은 ‘신빙성 있음’(5개) ‘유망함’(3개) ‘잠정적 치료제’(7개) ‘전망 우울’(2개) ‘효과가 없거나 해악’(0개) ‘사기 및 가짜 치료제’(3개)다.
가장 높은 등급인 ‘신빙성 있음’에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진 렘데시비르가 포함됐다.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사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한 첫 약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첫 투약이 이뤄졌다.
염증 치료제인 닥사메타손도 같은 등급을 받았다. 알레르기와 염증에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진 이 약은 저렴한 가격과 중증 환자군에서 사망률을 낮춘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일본의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간(파비피라비르·Favipiravir)과 차세대 독감 치료제로 주목받는 EIDD-2801, 가짜 단백질 수용체(ACE2)를 만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인하는 치료법 등은 ‘유망함’으로 평가됐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체인저’로 지목한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은 ‘전망 우울’ 등급을 받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약이 주목을 받자 FDA는 일시적으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당한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는 내부고발이 나오는 등 구설수가 잇따르자 결국 승인이 철회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치료를 위해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혀 재조명을 받기도 했다.
‘사기 및 가짜 치료제’ 항목에는 비상식적이고 기상천외한 코로나 대응법이 소개됐다. 이 중에는 표백제나 살균제를 마시거나 은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제안했던 ‘자외선 쬐기’도 가짜 치료제로 분류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