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 치료엔 구충제 복용” 주장

입력 2020-07-17 14:38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이어 구충제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도 좋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구충제를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브라질 시중 약국에서 ‘아니타’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구충제를 복용해도 좋다”고 동영상을 올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를 양손에 들고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의사를 찾아가 아니타를 복용해도 되는지 문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니타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약물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 약국에서 판매되는 구충제 '아니타' 브라질 뉴스포털 UOL캡처

그런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일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먹었는데 몸 상태가 좋다. 여러분도 나처럼 하기를 권한다”며 “여러분에게도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며 내가 그 증거다”라고 말했다.

의학계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부작용을 경고하면서 “대통령이 계속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도록 홍보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법조계는 “브라질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가격리를 참을 수 없다”며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았지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관저 격리가 더 길어지게 됐다.

이어 그는 아무 근거 없이 “코로나19에 걸린 수백명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회복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