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17일 “그래봤자 집 값은 안떨어질 것”이라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정권의 위선적 실체라며 맹공을 펼쳤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 정권의 위선이 얼마나 심한건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서 근무하고 서울시부시장까지 한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현미 국토부장관 해임도 재차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장관이) 모든 정책이 잘 작동되고 있다는데 집값은 계속 올랐다. 자기로선 더 할게 없다는 얘기 밖에 더 되나”며 “그런 장관을 두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도 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취중진담같은 토론 진담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두 얼굴을 확인했다”면서 “솔직한 고백은 무능보다 낫다. 국민들에 상처만 주는 부동산 정책을 이제는 거두시라”고 비판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당의 핵심 정책통인 진성준 의원의 말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심지어 인간적이기까지 하다”면서 “백약이 무효한 부동산 정책을 고수하며 더 이상 부동산 투기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는 공허한 대통령의 연설보다 나은 발언”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진 의원은 전날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7·10 부동산 대책’에도 한계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토론이 끝난 뒤 마이크가 아직 켜져 있는 줄 모르고 한 발언이다.
방송은 유튜브에서도 동시에 방영됐다. 토론이 끝난 뒤 유튜브 영상에서는 아직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몰랐던 패널들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송출됐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이 먼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게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 의원은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곧장 “여당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 그렇게 얘기하시면 국민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받아쳤고, 진 의원은 “부동산 뭐 이게”라며 “어제 오늘 일입니까”라고 답했다.
진 의원의 이런 발언은 토론 때의 주장과 상충하는 내용이었다. 진 의원은 토론에서는 “부동산 정책의 원칙이 확립될 때가 왔다” “근본적 처방을 하게 됐다” “이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고수돼야 한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진 의원은 해명자료에서 “저의 발언은 정부의 대책이 소용없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저의 발언은 집값 떨어지는 것이 더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며 “제 발언의 진의는 ‘집값 하락’ 이라는 과장된 우려로 부동산 투기에 대한 규제를 막으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토론에서도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을 계기로 ‘1가구 1주택’의 원칙을 확립해 나갈 것을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실제로 현행 부동산 대책에는 투기자본이 조세부담을 회피해 빠져나갈 정책적 ‘구멍’이 아직 남아 있다. 앞으로 이 구멍을 더 촘촘하게 메워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물론 토론 과정에서도 이러한 생각을 개진했다. 이러한 발언의 맥락을 무시하고, 저의 진의를 확인하지도 않고 왜곡하여 보도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튜브로 방송된 내용을 보면 진 의원이 발언이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진 의원이 실언을 해 놓고선 언론에 유감을 표하는 식으로 책임을 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