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이 라디오 방송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추모했다. 그는 가수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를 띄우기도 했다.
김어준은 17일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박원순에 대한 이야기로 오프닝을 시작했다.
김어준은 “제가 박원순을 처음 만난 것은 1990년대 후반, 본인이 설립을 주도한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 행사에 참석했던 제게 박원순은 다짜고짜 참여연대 홈페이지 개편을 도와달라 요청했고 저는 바로 거절했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시민단체 살림이야 예나 지금이나 뻔하니 재능기부를 해달라는 것이였다. 제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였기에 이후 몇 주간 그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도망 다녔으나 결국은 항복하고 말았다”고 했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그의 열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역사문제 연구소 터를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이 살던 서울 한남동 57평 아파트와 연희동 땅을 모두 내놓았다는 말을 듣고서는 더는 도망다닐 염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어준은 “박원순에 대한 제 기억은 온통 그런거다”라며 “그게 될리가 없다고, 다들 고개젓는 일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소릴 들을 때마다 그의 뒷통수만 보여도 도망가기 바빴다. 걸리면 또 끌려갈테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누구도 해낼수 없을 것 같았던 수 많은 공적 영역의 과제들을 자신의 재산과 열정과 삶을 다 바쳐서 기적처럼 성공시키는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어준은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것들을 그에게 빚진 바 크다. 그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가 있고”라며 “그분이 마음의 평화와 자신의 정의를 구현하길 바란다. 그 일은 그 일대로 또 앞으로 진행 될거다. 동시에 저는 박원순을 추모한다. 그의 공적인 삶은 추모받을 자격이 있다. 박원순을 위해 (신청곡을) 띄운다”고 마무리했다.
김어준이 선택한 신청곡은 가수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였다. 이 곡은 떠나가는 이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다.
가사를 보면 “저기 떠나가는 배, 거친 바다 외로이 겨울비에 젖은 돛에 가득 찬바람을 안고서 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 맹세도 없이,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곳이 어드메뇨”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 “너를 두고 간다는 아픈 다짐도 없이 남기고 가져갈 것 없는 저 무욕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 꾸밈없이 꾸밈없이 홀로 떠나가는 배” 라는 내용도 등장한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