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섹스 스캔들” 발언 정원석 2개월 활동 정지

입력 2020-07-17 09:59

미래통합당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섹스 스캔들’이라고 언급한 정원석 비상대책위원에 대해 경고와 2개월 비대위 활동 정지를 권고했다. 정 비대위원은 당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당은 17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정 비대위원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정 비대위원에 대해 경고와 함께 2개월간 비상대책위원회 활동 정지를 권고했다”며 “정 비대위원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자성 차원에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비대위 회의 공개발언에서 “조문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심판의 시간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제 두 가지 진실을 밝힐 때가 됐다”며 “첫째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서울시 섹스 스캔들 은폐 의혹”이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의 발언에 당 안팎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피해자에 대한 고려가 없는 부적절한 단어 선정이라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여당의 똥볼을 받아서 자살골 넣는 XX들”이라고 비난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논평에서 “피해자의 고소 내용 어디에도 그런 구절이 없으며 본인은 수년간 성희롱과 성추행의 고통을 당해왔다는 것이 피해 요지인데 느닷없이 ‘섹스 스캔들’이라니 이 무슨 저열한 발언인가. 한심하다”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정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적 차원에서 ‘섹스 스캔들’(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성적인 문제와 관련된 사건)이라고 지칭한 부분에서 여성 피해자 입장에서 이를 가해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 역시 배려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권력형 성범죄’로 정정하고 용어 선정에 있어서 피해자의 입장을 더욱 반영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