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원칙 깨고 애플 사서 3차 추경보다 더 벌어

입력 2020-07-17 09:42
연합뉴스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은 버핏이다. 이미 잘 나가는 대형주를 사들이지 말라는 자신의 ‘가치투자’ 원칙을 깨고 애플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72조2946억원(600억 달러)을 벌어들였다. 이는 한국형 뉴딜(K-뉴딜)을 위해 한 추경 중 일부인 3차 추경의 35조30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거액이다.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가는 지난 3월20일 바닥을 친 이후 이달 15일(현지시간)까지 71% 급등했다. 2억4500만주를 보유해 기관 투자자로서는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버핏이 애플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5월 1000만주를 처음 매입하면서부터다. 4년에 걸쳐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 투자 포트폴리오 40%가 애플 주식이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지분 총 가격은 950억 달러다. 매입 총액 350억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애플 주식으로만 60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처음 버핏이 애플 주식을 사들일 때 사람들은 버핏이 스스로의 원칙인 ‘가치투자’ 원칙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미 잘나가는 대형주를 사들이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보험, 에너지 등 다른 투자 대상이 타격을 받은 현 상황에서는 애플 덕분에 다른 투자 손실을 만회한 셈이 됐다.


CFRA리서치 소속 애널리스트인 캐시 세이퍼트는 CNBC에 “버핏이 자기 원칙만 고수하고 오직 가치주만 사들였다면 그의 포트폴리오가 잘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미 투자자들이 버핏의 옛 책을 바탕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면 상황에 맞춰 다소 전략을 바꿔야 할 듯하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