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항만 곳곳서 급증 코로나19 해외유입… 지역발생의 3배

입력 2020-07-16 17:25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해외발 유입이 급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라크에서 들어온 건설현장 근로자 중 확진자 34명이 무더기로 발견됐고, 부산항에서는 러시아 선박에서 3명이 확진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61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1만361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해외유입이 47명으로 지역발생(14명) 사례보다 3배 이상 더 많았다.

해외유입 47명 중 20명은 국내 건설사의 이라크 카르발라 현장에 파견된 한국인 근로자들이었다. 전날 발생한 14명을 포함해 이날 오후 2시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건설 근로자는 34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근로자들은 다른 해외입국자와 마찬가지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하게 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중동지역에서는 예전부터 확진자 발생이 있었고, 외신을 통해 이라크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중동지역의 집단 발생 보고를 받고 있다”면서 “이런 여파로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국민이 많이 노출된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격리 중인 인원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위험도 높다. 방역 당국, 업계 등에 따르면 이라크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이 전세기를 마련해 100여명의 현장 근로자들을 태우는 과정에서 탑승 전 발열체크 등 출국검역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세기는 이라크에서 카타르 도하까지 약 1시간15분을 비행했다. 이후 카타르에서 카타르항공 QR858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이 항공기에는 건설 근로자 105명을 포함해 총 216명의 탑승객이 있었다. 항공기 내 감염 위험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이라크 입국자는 향후 더 늘어날 수 있어 출국검역 강화, 기내 방역 조치 강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이라크 현지에 남아있는 근로자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 보호차원에서 더 많은 인원이 귀국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항에서도 러시아 선박 선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국적의 원양어선 R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항해 지난달 26일 오후 5시쯤 감천항 4부두에 입항했다. 이후 하역작업을 한 뒤 영도의 한 수리조선소로 이동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선원 29명 중 7명이 하선 신청을 해 검역을 하는 과정에서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선원 22명은 선박에 대기하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선원뿐만 아니라 하역작업에 참여했던 항운노조원들도 감염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러시아에서 입항한 선박 중 국내 선상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선박에 대해서는 승선검역 시 선원 전수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