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교체인원이 5명에서 3명으로 도로 줄어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임시로 늘렸던 교체인원을 다시 원래대로 복구시킨다는 의미다. 다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관련 논의가 없는 상태다.
영국 더타임스는 UEFA 고위 임원들이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의 다음 시즌 경기당 교체인원을 3명으로 정할 것으로 내부결정을 내렸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이번 시즌 8월 8일, 8월 5일부터 각각 재개가 예정된 챔피언스리그 경기들에서는 남은 시즌 모두 최대 5명 교체인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이른바 ‘유럽 4대 리그’로 불리는 스페인 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 세리에A와 독일 분데스리가는 모두 교체인원을 5명으로 늘려놓은 상태다. UEFA 결정이 이들의 다음 시즌 교체인원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타임스는 “EPL 구단 내에서도 의견이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교체인원이 늘면서 각 리그에서는 선수단 구성이 두터운 거대구단들만 상대적으로 득을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체인원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양질의 선수진을 갖춘 구단들이 보다 폭넓게 선수들을 기용할 기회가 생겼고, 주전과 비주전 기량 차가 큰 구단들은 이 같은 이점을 누리지 못한 채 막 교체로 나와 체력이 충분한 강팀의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UEFA 관계자는 더타임스에 “경기에서 뛰는 선수를 절반이나 바꿀 수 있고, 연장전에서 그 이상 교체도 가능하게 해놓은 현 조치는 축구라는 경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놨다”고 평했다. UEFA는 지난달에도 다음 시즌에는 유럽 각 리그들이 최대 3명 교체출전 형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유럽 232개 구단의 연합체인 유럽클럽협회(UCA)가 5명 교체안을 밀어붙일 경우 이는 뒤집힐 수 있다. 국제 축구선수노조 연합체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의 유럽지부 회장 바비 반스는 5명 교체안을 아예 축구의 공식 규칙으로 정하자고 발언했다. 게리 네빌과 제러미 캐러거 등 영국의 유명 축구선수 출신 인사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만일 5명 교체인원이 국제축구연맹(FIFA)가 정하는 국제 규칙으로 고착될 경우 이는 내년 개최될 도쿄올림픽에서도 적용된다. 이 경우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회의를 열어 규칙을 바꿔야 한다. 지난 4월 FIFA는 이미 5명 교체 규칙을 내년까지 국가대표와 각 국가별 리그 경기에 적용하자고 입장을 낸 적 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FIFA 관계자는 아직 관련 논의를 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과 같은 3명 교체선수 규칙을 올 시즌 적용 중인 K리그에서는 아직 관련 논의가 사실상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일본 J리그에서는 K리그와 달리 5명 교체규정을 적용하는 등 향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기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 팀들이 만날 예정이라 향후 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AFC에서 아직까지는 일정 외에 규칙 변경 등 다른 통보를 해온 게 없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