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비판’ 사진 올렸다고…정신병원 강제 입원된 태국인

입력 2020-07-16 14:35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 데일리메일 캡처

태국인 40대 남성이 SNS에 군주제와 왕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사실이 밝혀졌다.

16일 AP 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띠와꼰 비티똔(45)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주제에 대한 모든 신념을 잃었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게시했다. 국왕을 신격화하는 태국에서 절대적 존재인 왕실을 향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후 그는 지난 9일 경찰과 의료진에 의해 태국 북동부 콘깬주(州)의 한 정신병원에 강제로 끌려갔다. 강제입원 사실은 띠와꼰의 가족과 인권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현지 경찰은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에서 왕실을 모독하면 최고 15년의 징역에 처하지만, 띠와꼰은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게 아니고, 의학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법감시단체인 ‘iLAW’의 활동가 잉쳅 앗차논은 “당국이 왕실모독죄로 기소하고 구속하는 절차 없이 곧바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권침해를 우려했다.

한편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와중에 20여명의 첩을 데리고 독일로 ‘피난 휴양’을 떠나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태국인들은 온라인상에서 ‘우리는 왕이 왜 필요한가’(#whydoweneedaking)라는 해시태그 운동까지 전개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